독일 학교 디지털 정책, 연방정부 vs. 주정부 법 해석 갈등 속 지연
문화교육부장관 홀터, 기본법 변경 없이 빠른 시행 촉구
2019년부터 50억 유로를 투자해 학교에 노트북과 태블릿,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연방정부의 학교디지털 정책이 주정부와의 갈등 속에 지연되고 있다.
독일 주요 일간지 차이트(Zeit Online)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갈등의 핵심은 기본법 수정여부를 두고 벌어지고 있다. 해당 디지털법을 시행하는 데 연방정부의 예산을 투자하려면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협력을 제한한 기본법 내용 역시 수정되어야 하지만, 주정부들이 예고된 수정안의 일부 조항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정부들은 수정안을 연방의회 중재위원회로 가져가 재협상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문교부장관인 헬무트 홀터(Helmut Holter)는 디지털법이 기본법 수정과 반드시 연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빠른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홀터에 따르면 연방의회 중재 프로세스가 진행되려면 디지털법은 다른 법적 기반 위에 쓰여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시 대연정이 연정 합의문에 쓰여진 사항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이트는 "다른 방식으로 예산을 주정부에 지원할 수 있다"는 홀터의 인터뷰를 인용해 문교부장관이 소위 협력제한조항의 유연한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보진영 정치인인 홀터는 기본법에 쓰인 협력금지조항을 삭제할 것을 주장해온 바 있다.
2019년부터 문교부장관직을 맡게 될 알렉산더 로츠(Alexander Lorz)는 중재 프로세스에 대해 보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비관적인 견해 역시 상당하다. 사민당 부대표이자 중재위원회 위원인 마누엘라 슈베지히(Manuela Schwesig)는 적어도 2월 중순 예정된 다음 연방이사회 회의까지는 합의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독일의 미래 교육정책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차이트는 차기 문교부장관인 로츠의 인터뷰를 인용해 문제의 핵심이 법적 해석이 아닌 예산 부담 방식에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정부는 앞으로도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교육 프로젝트에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50 대 50으로 예산을 부담하기를 바라고, 주정부들은 연방정부에서 내려오는 프로젝트에 엮여 강제로 나머지 50%를 부담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차이트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일선 학교의 교직원과 학생들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학교들뿐 아니라 대학교들 역시 연방예산과 디지털 기술을 지원받을 수 있는 디지털법을 원하는 만큼, 이번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독일 유로저널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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