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질서 흔드는 황교안의 ‘한국당', ‘수구회귀’를 경계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민주화 폄훼에 이어,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 후보들은 최순실씨 태블릿PC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거나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 등 태극기(모독)부대를 비롯한 극우세력들 수준 정도의 주장을 그대로 외쳤다.
‘5·18 망언’이나 ‘태블릿PC 조작, 탄핵부정’ 발언같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동’(反動)의 흐름을 통해 수구 회귀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지난 2월 8일 국회에서 한국당 이종명의원과 김진태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5·18 진상 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80년 광주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 김순례 의원도 “조금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가세했다.
특히, 이들은 ‘북한군 개입’ 진상규명을 거듭 주장하고, ‘사생활 침해’ 우려로 공개가 법원에 의해 불허된 ‘5·18 유공자 명단’을 요구하면서 5·18 민주화운동 폄훼를 노골화해 비난받았다.
박근혜 전 정부에서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 그리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마저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지 동의할 수 없다”면서 탄핵 절차 부정에 가세했다.
황 전총리는 이어 2월 21일 한 토론회에 참가하여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됐던 최순실씨 태블릿PC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토대로 재판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조작 가능성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답해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태란 비난을 받고 있다.
태블릿PC 조작설에 대해 법원은 일관되게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한 태블릿PC를 최씨가 사용했다는 게 여러 증거로 인정된다고 밝힌 데 이어, 극우 논객 변희재씨에게도 태블릿PC가 위·변조되지 않았음에도 조작설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2년형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사실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태블릿PC 조작설은 시정잡배들, 극우 세력들이나 태극기(모독)부대 집회에서나 나올 법한 명백한 ‘가짜 뉴스’임이 확인된 것이다.
이러함에도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황 전총리가 태블릿PC 조작설에 동의하고, 결국은 탄핵을 부정하는 입장까지 밝히고 있어, 그가 당 대표에 취임하면 자유한국당은 극우정당을 모습을 드러내면서 ‘박근혜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국회는 2016년 12월 재적의원 299명 중 234명 찬성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 석달 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황 전 총리 주장 같은 절차상 하자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거니와 태블릿PC 조작 따위는 애초 쟁점도 아니었다.
황 전 총리는 헌재 탄핵 결정 직후 대통령권한대행 자격으로 낸 대국민담화를 통해 “헌재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려진 것이다. 우리 모두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잠시 흘렀다고 해서, 아니면 태극기(모독)부대 등의 표심을 얻기위해 고검장에 법무장관까지 지낸 황 전총리가 탄핵 절차 부정에, 태블릿PC 조작까지 주장을 함으로써 이제 탄핵 불복 선언만 남았을 뿐이다.
사실 탄핵 불복도 입 밖으로 꺼내지만 않았을 뿐, 경선 과정 내내 발언을 종합하면 이미 피력한 거나 다름없다. 명백한 자기 부정이자 참된 보수의 가치인 법치주의를 부정한 것으로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뉴라이트 출신 신지호 전 의원은 5·18 망언에서부터 탄핵부정에 이르는 ‘태극기 세력과의 동조화’ 움직임을 “보수가 아닌 반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조차 “수구 반동적 집단 속에 김영삼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다는 자체가 빙탄지간(氷炭之間)”이라며 사진을 내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같은 수구반동적 발언으로 한국당의 지지율은 전당대회라는 빅 이벤트를 치르는 와중에도 컨벤션 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민주당과 격차가 15% 내외로 다시 벌어졌다.
당의 수구화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경고이다
전당대회 말에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층만 봤을 땐 황교안 후보가 52%로 과반 이상으로 1위, 오세훈 후보 24%, 김진태 후보는 15%였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 중 37%는 오세훈 후보를, 황교안 후보는 22%, 김진태 후보는 7%로 나타났을 뿐이다.
이는 보수의 가치인 법치주의를 부정함으로써 당심(黨心)은 얻었을 지 몰라도 더 많은 민심(民心)을 잃었다는 결과임을 황 전총리는 명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