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당대표, 반(反)동성애 농담으로 비판 세례 받아
독일 여당 기독민주당(CDU, 이하 기민당)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Annegret Kramp-Karrenbauer) 대표가 SWR에서 방영된 카니발 특집 방송에서 던진 반(反)동성애 농담으로 비판 세례를 받고 있다고 복수의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당대표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가 직접 정치적 후계자로 지목한 인물로, 새로 기민당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행보 하나하나에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바 있다.
문제의 카니발 특집 방송은 바덴-뷔템베르그(Baden-Württemberg)에서 촬영된 것으로, 크람프-카렌바우어 당대표는 유쾌한 카니발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 후 카니발 축제를 즐기러 온 관객들의 흥을 돋우려 시도했다.
트렌디하고 진보적이기로 명성이 자자한 베를린을 풍자하면서, 크람프-카렌바우어 당대표는 “제 3의 젠더 화장실”을 설치한 베를린의 카페 “라떼 마키아또 파티”를 예로 들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젠더 정체성을 결정짓지 않고 싶어하거나 트랜스젠더인 사람들을 위해 설치된 젠더 중립적 화장실이라는 아이디어를 희화화하며, “이 화장실은 오줌을 앉아서 쌀지 서서 쌀지 결정 못한 남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에 독일 전역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싸우는 LGBT 활동가들이 일제히 크람프-카렌바우어 당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전에도 동성애 결혼을 근친에 빗대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어지는 스캔들로 이미 작년 비영리단체 Enough is Enough에 의해 “미스 호모포비아 2018(Miss Homophobia 2018)”로 선정된 크람프-카렌바우어 당대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야당 정치인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디트마르 바취(Dietmar Bartsch) 좌파당(Die Linke) 당대표는 “이 여자가 총리가 되어선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라며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
<사진: 도이체 벨레(Deutsche Welle) 전재>
독일 유로저널 박진형 기자
eurojournal09@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