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온 한국전쟁 고아들에 관한역사 컨퍼런스 개최
- 폴란드 르부벡실롱스키(LwowekSlaski) -
2019년 3월 15일에 폴란드 르부벡실롱스키 시청에서 폴란드에 온 한국전쟁고아들에 관한 역사 컨퍼런스가 열렸다.
북한에서 보낸 한국전쟁 고아1500명이 폴란드에서 양육된 역사를 돌아보는 소중한 자리였다.
르부벡실롱스키 시에서 주최한 이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 배경은 소련에서 보호하고 있다가 폴란드로 이송된 북한의 한국전쟁 고아 1200명이 이 도시 근교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 프와코비체에서 비밀리에 6년간 보호받으며 지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2006년에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고 ,2018년에는 추상미 감독이 제작한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부산 국제 영화제 스크린에 걸리면서 한국에도 많이 알려졌다.
컨퍼런스에는 고아들을 돌보고 가르쳤던 교사와 그 가족,지역 주민 수 십 명이 참석했다. 폴란드 역사연구소에서 연구원 두 명이 나와 '두 번 집을 잃다'라는 제목으로 50년대 한국전쟁 고아의 유럽 및 폴란드 이송 배경과 폴란드 도착부터 1959년에 다시 북한으로 송환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프와코비체에서 한국 고아들을 가르쳤던 체육교사 바할씨가 직접 연단에 나와 문답형식으로 당시 상황을 회고했고, 주최측에서 바할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는 것으로 컨퍼런스가 마무리됐다.
특히 강연이 진행된 바로 옆 전시실에서는 얼마 전프와코비체 초등학교 서고에서 발견된 북한 고아들의 미술작품 100여 점이 최초로 공개되기도 했다.
고아들이 이곳을 다녀간 뒤 60년이나 지나버린 시간 탓에 그때 고아들을 돌보고 가르쳤던 교사들,보호자,요리사,의사,간호사, 청소부,관리인 대부분이 고인이 되었거나 각지로 뿔뿔이 흩여졌고,그때 고아들과 같이 뛰놀던 친구들마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있다.
세 번째 강연자로 나온 체육교사 바할씨는바로 옆에 앉은 질문자의 질문이 잘 들리지 않아 자꾸만 다시 말해달라고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컨퍼런스가 끝나자 마자 기자에게 다가와 자기가 고아들과 같이 3년간 학교에 다녔다면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꺼낸 미에시스와프(72)씨는 어머니가 고아들에게 밥을 해준 요리사로 일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2004년에 외교관이 되어 폴란드에 돌아온 북한고아 친구를 만난 사실도 털어놓았다.
비 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서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고통을 안고 지구 반대편까지 찾아온 전쟁고아들을 '엄마', '아빠'가 되어 감싸준 폴란드 사람들의 사랑과 '아들', '딸'들을 다시 북한으로 보내야 했던 또다른 '이산가족'의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유로저널 폴란드 정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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