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반민특위'가 국론분열 원인 주장에 국민들 비판 높아
프랑스 2년 8개월 독일 지배에 친나치 인물 1 만명 정도 처단,
한국은 친일파 방해로 일제 강점기 34년 11개월에 '0'명 처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월 14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의 전수조사 방침을 비판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가짜유공자'를 가리기 위한 이 방침에 대해 "친일행위를 하고도 독립운동자 행세를 하는 가짜 유공자를 가려내야 한다"며 "물론 그래야 하지만 본인 마음에 안드는 역사적 인물에게 친일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어 나 대표는 '반민특위'에 대해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 달라."고 말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는 1948년 8월, 당시 제헌국회가 일제 강점기 시대( 34년 11개월간) 일본과 협조해 반민족적 행위를 한 자를 조사하여 민족정기를 회복하기 위해 친일파들을 처벌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이승만은 정권장악과 유지를 위해 일제강점기의 통치구조를 부활시키고 친일파를 대거 등용하려는 미군정의 통치구조에 동조하여 반민특위의 활동을 방해하고 무력화시켰다.
이러한 사실은 친일세력이 그 후에도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는 길을 열어준 것은 물론이고, 한국 민족주의의 좌절과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로인해 우리 대한민국은 우리 민족 스스로 민족 반역자와 친일부역자들을 처벌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어 친일파 청산을 단 한 명도 못함으로써 지금까지 친일파들이 정치, 경제, 군사 등 주요 분야를 독식해 왔다.
사진)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됐다”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에 관한 견해를 묻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무산으로 친일 반민족행위자 청산이 이승만 정권에 의해 중단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반민특위의 무산과 친일 정신의 청산이 두고두고 짐으로 남아있다는 것이 객관적이 사실”이라며 “친일 잔재 (처리)의 중단이 우리 민족주의의 중단과 좌절을 낳았고,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의 많은 왜곡을 낳는 원인 중에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나경원 발언에 경악을 금치못해
이에 정치권 등에서는 나경원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칭한 것을 비유해 나 대표응 '아베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식 대변인은 "친일 잔재를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염원마저 '국론 분열' 운운하며 이념적 잣대로 편 가르기에 나선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고 논평했다. 정의당의 김동균 부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는 친일파의 잔재'라는 발언을 한 이후부터 자유한국당은 친일의 'ㅊ'자만 나와도 과민반응하면서 사시나무 떨 듯이 떨고 있는 것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의 당명을 '자유한국총독부'로 바꾸라"고 비판했고, 민주평화당은 "토착왜구 나경원을 반민특위에 회부하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의 해체는 친일파의 복권과 독립운동 세력의 몰락을 가져왔다.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됐다”(나경원 원내대표), “종북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냈다”(김순례 최고위원) 등 잇단 역사 왜곡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역사단체들이 “5·18과 반민특위에 대한 망언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족 및 학술 단체, 나경원 규탄하고 사퇴 요구
한국고고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역사연구회 등 29개 학술단체도 3월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정쟁의 도구로 삼고자 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지적하고 "5·18과 반민특위에 대한 망언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선에 봉사해야 할 정치인들이 정략을 추구하기 위해 민주적 공동체의 근간을 부정하는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사진) 2차대전이 끝나고 독일군에 점령당했던 프랑스는 나치 청산의 논리와 방침을<국가는 애국적 국민에게는 상을 주고, 민족 반역자나 범죄자에는 벌을 주어야만 국민들을 단결시킬 수 있다>고 밝히면서 치나치 국민들을 강력하게 응징했다. 프랑스의 패배를 악용한 나치에 대한 프랑스 투항주의자들, 프랑스 국민들을 악의 길로 이끈 비시정권의 고위 공직자들과 추종자들, 그리고 나치 독일의 승리를 위해 물심양면 협력한 프랑스인들이었다. 우선 민족을 배신하고 나치 통치에 협력한 경찰과 검사, 판사가 나치 협력자들을 심판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경찰과 사법부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통해 5000여명이 우선 체포되었다. 판사 403명이 나치협력혐의를 받고 처벌되었으며, 나치에 협력한 외교관들에 대해 청산이 이루어져 절반이상의 대사, 공사들이 처벌되었다. 특히 언론인을 포함한 지식인들에 대한 청산은 가혹하리만큼 엄격하였는데, < 지식인이라면 나치에 저항하지 못했다면, 최소한 침묵하기라도 했어야한다 > 는 논리에 바탕을 두었다. 나치 지배아래 15일이상 발간된 일간지는 모조리 페간되고 재산은 몰수 되었고, 나치를 찬양, 협력, 지지하는 논조의 글을 쓴 언론인들은 모조리 체포되었다. 11만건의 재판이 열렸고, 1만여명이 처형당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점령당한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 폴란드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2차대전의 종전과 함께 철저한 나치 협력자와 민족반역자들에 대한 처형과 처벌 등 청산이 이루어졌는데 오히려 프랑스보다 훨씬 강도 높고 가혹하게 이루어졌다. 유럽국가들이 2차대전이후 민족반역자와 협력자들에 대한 청산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까닭이다.
이어 "5·18은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친 광주시민의 일대 항쟁이었다"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평화·민주주의, 어느 하나 광주시민의 희생에 빚지지 않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민특위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 벌어진 반민족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만든 헌법기구"라며 "이승만 정권의 방해로 반민특위가 좌초되고 반민족행위자 처벌이 무산된 것을 국민 대다수는 한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정치인들의 망언은 우리 사회의 역사적 경험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정확하게 기록하며 민주적 공동체의 자산으로 하는 역사학의 존립 근거를 허문다"며 "민주주의를 부정한 정치인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회는 망언을 내뱉은 정치인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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