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유럽한인 차세대 웅변대회 개최, 매회 갈수록 수준 높아져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유럽 한인 이주 100주년 기념 함께해
2019년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제8회 유럽한인 차세대 웅변대회와 정기총회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렸다.
유럽한인총연합회가 주최하고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 유럽 여러 나라에서 26명이 연사로 참가해 초등, 중고등, 다문화가정부 세 부문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뽐냈다.
이번 대회에는 이탈리아에서 6 명으로 가장 많이 참여했고 이어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각 4 명, 독일 3 명, 스위스, 노르웨이,폴란드는 각 2 명, 그리고 덴마크,영국,불가리아에서 각 1 명씩 참가했다.
초등부는 11명, 중고등부 10명, 다문화부에서 5 명이 각각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 연사들의 수준이 역대 행사중에서 최고 수준일 정도로 매회 그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주최측인 유럽총련의 준비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준인 데다가 상품도 26명 참가에 27개가 마련되어 참가 연사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극히 일부 한인회의 경우만 지역 예선을 통해 참가 연사들을 선발해 온 반면 그외 대부분의 국가별은 예선이 일방 신청에의해 참가를 결정함으로써, 각국 대표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지적이었다.
3·1운동·임시정부 수립·유럽한인이주 100주년 기념
8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여러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우선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다. 우리 민족은 일제의 수탈과 탄압에 맞서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을 펼치고 같은 해 4월 11일에 중국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해 독립투쟁을 이어갔다. 3·1운동과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한 독립투쟁에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 동포들이 함께 참여했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스페인에서 열린 이번 유럽한인 차세대 웅변대회가 갖는 의미를 더욱 깊이 세길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는 한인단체인 재법한국민회(在法韓國民會, '법法'은 프랑스(法國)를 말하는 음역어임)가 유럽에 최초로 프랑스에 설립된 100주년이기도 하다. 유럽한인회의 뿌리가 된 이 단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이었던 '황기환'이 주도해 조직되었다. 파리강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제출하고 여러 강연회와 토론회를 열어 독립의 정당성을 세계에 알리는 한편 한인 동포들이 프랑스와 유럽에 정착하는 데 중심역할을 했다.
웅변대회 주최측도 특별한 이번 대회를 정성껏 준비한 모습이 역력했다. 마요르카 현지 교민이 거의 없어서 길도 잘 모른다는 스페인 교민 실무진은 부르튼 입술로 이곳저곳을 바삐 뛰어다녔고,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 김영기 회장은 마지막날 시내 관광 가이드로 변신하기도 했다. 유럽한인총연합회도 유제헌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총출동해 사전 준비부터 행사 마무리까지 일일이 챙기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빛낸 주인공은 차세대 연사들이었다. 매년 참가자의 웅변 수준이 높아지고 참가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올해 참가자들은 3·1 운동, 3·1 정신, 한반도의 통일과 차세대들의 역할, 우리나라 대한민국 중 선택한 주제를 들고 연단에 올랐다.
연사 26명의 열띤 연설에 감탄과 환호 이어져
오전 10부터 시작된 대회는 국민의례로 시작해 유럽한인총연합회 유제헌 회장과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 김영기 회장의 개회사, 재외동포재단 한우성 이사장(오영훈 기획이사 대독), 주스페인대한민국 전홍주 대사의 축사로 이어졌다.
웅변 순서는 대회 전날 추첨으로 정한 순서 대로 진행됐다. 연사들의 활기차고 당당한 모습에 200여 청중들과 경쟁자들은 환호를 보냈고, 가끔 실수를 할 때는 박수로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1부 90분, 2부 60분가량 진지함과 웃음 속에 진행된 본대회 끝에 올해 처음 시도한 '장기자랑' 대회가 열렸다. 연사들 중에 5명이 나와 K-pop 댄스와 바이올린 연주, 큐브 맞추기 같은 또다른 재능을 선보여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하고 있는 긴장된 시간을 즐거움으로 메워주었다.
이어진 심사 총평에서 이종환 심사위원장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던 심사 과정의 고충을 재미있는 웅변 시범으로 선보여 참가자와 가족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3명의 심사위원들의 심사 결과 각 부문에서 참가자 모두 크고 작은 상을 받으며 모두가 축하를 주고 받는 가운데, 대상인 외교부장관상은 이탈리아에서 온 초등부 참가자 양서연 양에게 돌아갔다. 양서연 양은 다부지고 낭랑한 목소리로 '세계속에 아리랑이 울려 퍼지도록 모두가 노력하자'는 힘찬 연설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수상자 명단
대상: 양서연(이탈리아)
최우수상: 이율(이탈리아), 유준(오스트리아), 이나라(독일)
우수상: 권용현(스페인), 이보미(이탈리아), 엘리사 와그너(스위스)
장려상: 정다니엘(폴란드), 신재성(노르웨이), 이우주(독일)
격려상: 박하이(스페인), 케찌아 코르프(오스트리아), 와그너 아이린(스위스)
특별상 선문대학교총장상: 정리사(스페인), 서동민(폴란드), 백범상-한서영(영국), 이수리(스페인),
최한나(독일),
재능상: 윤홍민(덴마크),
3·1운동 특별상: 윤홍민(덴마크), 최은서(이탈리아), 전지성(오스트리아),
유관순열사상: 나 쥬세삔 혜원(이탈리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상: 오준석(불가리아), 박수연(오스트리아), 프란체스코 피나찌(이탈리아),
서대문구의회의장상: 신효경(노르웨이)
독도지킴이상: 케찌아 코르프(오스트리아), 와그너 아이린(스위스)
내년을 기약하는 아쉬운 작별
시상식을 끝으로 축하박수와 환호 속에 모든 행사가 막을 내렸다. 3·1운동-임시정부수립-유럽한인단체 설립으로 이어졌던 독립을 되찾으려는 조상들의 피끓는 외침이 100년이 지난 이번 대회서 '차세대'들의 힘찬 목소리로 지중해의 고요한 마요르카 섬에 다시 울려 퍼지는 듯한 감동이 느껴졌던 아름다운 대회였다.
24일 마지막 날에는 마요르카 섬의 유적과 명소를 돌아보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사는 곳에 한국친구가 없어서 외로웠다는 윤홍민(덴마크)군은 이번에 많은 친구를 만난 게 가장 즐거웠다며 내년에는 동생과 함께 참가하겠다는 얘기를 남겼다. 2회 프라하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했다는 한서영(영국)양은 대회 수준이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며 대회 개최안내를 늦게 받아 준비 기간이 짧았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럽한인총연합회 유제헌 회장은 제주도부터 마요르카까지 1박 2일의 긴 여정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재외동포재단 임원들을 비롯한 여러 나라 참석자들과 후원 단체에 감사 인사를 전했고,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 김영기 회장은 호텔 측의 거부로 피아노 장기자랑을 준비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면서 올해 처음 시도해 반응이 좋았던 장기자랑을 내년부터 적극 육성하면 좋겠다는 제안도 함께 내놓았다.
귀국길에 있었던 훈훈한 사건
마지막으로 귀국길에 있었던 미담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독일행 비행기로 귀국하려던 독도지킴이단 하성철 단장, 신성식 수석부단장은 항공권 예약에 문제가 생겨 비행기 탑승이 어렵게 되었다.
우연히 이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된 서동민(16세, 폴란드)군은 두 어르신의 부탁을 받고곧바로 독일에 있는 어르신 가족에 전화를 했다.
수차례 통화를 하고 그 내용을 현지 항공사 담당자에게 스페인어로 통역해 전달하기를 거듭하면서 거쳐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1시간이 넘도록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를 번갈아 쓰면서 진땀까지 흘리며 애를 쓴 서군은 어르신들 항공권 발권을 받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독일 공항까지 무사히 어르신들을 모셔다 드렸다. 어르신들도 손을 꼭 잡으며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차세대가 기성세대를 바로 대하는 감동적인 모습이고 칭찬받을 일이다. 중고등부 연사로 참가했던 서군은 이 일 외에도 이번 대회서 스페인어 통역으로 어려움에 처한 몇몇 한인들을 도왔던 숨은 공로자였다.
폴란드 유로저널 정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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