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망론, '친문, 비문' 진영 모두 안고 비상 준비중
정두언 전의원, 총선 승리위해 정부여당에게 이낙연 총리가 좋은 대타
차기 여권 대권주자들이 줄줄이 치명상을 입으면서 취임 2 주년을 맞이한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대망론이 부상하고 가운데, 친문계(친 문재인계) 세력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비서 성폭행 혐의로 각각 구속됐고,이재명 경기지사는 친형 강제 입원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불출마 선언'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어, 여권 내에서 이 총리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사진) 정대철 민주평화당 상임고문은 “최근에도 종종 이 총리에게 연락이 와 소주 한잔씩 한다”면서 “대선 출마하라고 적극 권유했는데 (이 총리가) 실실 웃기만 하고 대답을 안 한다. 대선 출마 안하겠다고 하지는 않으니 본인도 (대선 출마) 생각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 고문은 "이 총리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권 중반기에 한번 총리를 교체하는 것이 관행이니 조금 빨리 (총리직에서) 물러나서 내년 총선에서 이왕이면 수도권인 (정치1번지라 불리는)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지역구다.
비문계로 손학규계였던 이 총리는 전남지사 시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하는 등 총리 임명 직전까지도 손 대표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정도여서 친문 진영의 반응은 썩 개운치 않다.
이 총리는 또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일등공신인 정대철 민주평화당 상임고문과도 매우 가까운 사이로 최근에도 종종 만나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고, 정 고문은 "차기 대선에 이 총리가 나온다면 돕겠다"고까지 선언했다.
이 총리는 정 고문이 새천년민주당 당 대표를 지낼 때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정 고문은 이 총리가 지난 2014년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자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미 리얼미터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여권주자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총리는 당내 비문 인사들과도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 총리는 최근 민주당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와 몇 차례 회동했는데 참석한 의원들 면면을 보면 공교롭게도 안희정계, 이재명계, 손학규계 등 대부분 비문인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총리는 4선 의원과 도지사를 지냈고 기자생활도 오래 해서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 친문 세력만 등에 업고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을 거다. 이 총리가 대선승리를 위해 바른미래당 내 진보 세력,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아우르는 범여권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여의도에서 총리한테 밥 한 번 못 얻어먹으면 정치인이 아니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총리가 (친박 핵심) 서청원 의원과 식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낙연 대망론은 총리 출신, 범여권 연대 추진, 그리고 키맨으로 정대철 고문이 등장하는 것까지 고건 전 총리 대망론과 판박이다.
하지만, 고 전 총리는 대선 승리를 위해 정대철 당시 열린우리당 고문 등과 손잡고 통합신당 정계개편을 시도했는데 이 부분이 친노(친노무현) 진영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총리가 차기 대선을 위해 손 대표나 정 고문과 손잡으려 한다면 친문 진영이 제동을 걸 수 있다. 친문 진영과 대립하면 이 총리 역시 지지층 분열로 고 전 총리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이와같은 이 총리의 당 안팎 비문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는 것에 대해 민주당 한 당직자는 "이 총리는 당내 세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비문 진영에 손 내밀 수밖에 없다. 친문, 비문 진영을 오가며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숨죽이고 있는 비문 진영은 이낙연 대망론을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이 총리가 차기 대권주자가 되면 비문 진영에게 (당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호남인들은 오랫만에 등장한 호남 출신 대권 주자에 기대가 매우 크기때문에, 친문이 호남 출신 대권주자를 인위적으로 주저 앉혔다는 프레임에 갇히면 친문 세력이 이 총리 대안으로 누굴 내놔도 차기 대권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정두언 전 의원이 최근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것과 관련, 4월 9일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긴 하지만, 대중성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정부여당에게 이낙연 총리는 좋은 대타"라고 호평하면서 그는 "지금처럼 총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총리직을 사퇴하고 더불어민주당에 가서 총선을 지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역대 총리 중에서 이낙연 총리만한 내공을 갖고 있는 총리는 없었다"면서 "국회 대정부 질문에 답하는 실력이 '역대급'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리더는 본인의 지식과 내공보다 사람을 잘 부리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이 총리는 아직 용병술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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