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로 여성의 존엄성 쟁취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11일 헌재 대심 판정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여성단체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의사 A씨가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헌법불합치(4명), 단순위헌(3명), 합헌(2명)의 의견을 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66년간 형법에 존재했던 낙태죄에 대한 이번 결정은 국가가 발전주의를 앞세워 여성의 몸을 인구 통제를 위한 출산의 도구로 삼았던 지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여성의 존엄성,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여성들의 삶을 억압당했던 모든 여성들이 승리했다”면서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66년 만에 낙태죄 법 개정이 됐다. 이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낙태죄 폐지는 민주주의의 수준과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선진 민주주의라고 하는 한국은 정치적 민주성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법이 잔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헌재의 이번 판결에서 낙태죄 합헌을 판단한 조용호,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낙태죄 규정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어느 정도 제한되지만 그 제한의 정도가 낙태죄 규정을 통해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중대한 공익에 비해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다"며 의견을 밝혔다. 개신교 단체와 시민사회단체 79개로 구성된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도 이번 판결에 대해 "헌재의 결정은 생명을 보호하는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판단이다. 인간의 생명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선임 기자
eurojournal2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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