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도부 리더쉽 부족으로 지지율 하락세 지속중
한국당 지도부가 ‘동물국회’ ‘선별국회’ ‘막말정치’ 등 정치에 대한 국민의 환멸과 혐오를 부추긴 책임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극복해야 하는 중책까지 떠맡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내부 갈등도 중재를 못하는 등 리더쉽의 한계로 지지율이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미 나 원내대표는 지난 1월에는 한국당이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과 관련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시켰지만, 제대로 추긍하지 못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을 받았다. 이어 한국당의 ‘릴레이 단식 농성’은 ‘5시간30분 단식’과 ‘간헐적 단식’ 으로 정치권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국회 정상화는 물꼬를 트는 듯했지만 한국당 의원총회서 “얻은 게 없다”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합의문 추인을 거부하면서 국회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당 안팎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는 등 그의 리더쉽은 크게 손상받았다.
또한, 당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간 계파 갈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황교안 대표 체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 임금차별 발언과 아들 스펙 발언 등으로 논란을 자초해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황 대표 체제가 친박 위주로 구성됐다는 데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당내 주요 당직자는 박맹우 사무총장, 이헌승 대표 비서실장,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민경욱 대변인 등인데, 이들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결국 ‘도로 친박당’이란 비판을 받을 만큼, 황 대표가 친박 중심으로 당을 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 일각에선 이런 흐름으로 가다간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미 장외투쟁을 하다 보니까, 정치경험이 많지 않은 황대표가 실수가 굉장히 많아서 ‘대통령감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이미지, 회의감을 줬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리더십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고 기대를 가졌던 중도보수층이 다시 이탈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김재원·황영철 의원의 갈등, 국토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박순자·홍문표 의원의 갈등과 이를 중재·제어하지 못하고 있어, 나경원 원대내표, 황교안 당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 리더십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당 홍문표 의원으로부터 국토교통위원장직 교체 요청을 받고 있는 박순자 현 국토위원장은 9일 당초 홍 의원이 상임위원장 후보 대상자인 당내 중진의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위원장직을 내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자당 의원들에 서신을 보내고 병원에 입원하는 데 이어 9일에는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국토위원장을 1년씩 나눈 데 합의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문건을 돌렸다. 나 원내대표에게 두 차례 친서를 전달한 사실도 밝혔다.
특히, 박 위원장측은 홍 의원이 영향력이 큰 국회 예결위원장을 역임하고도 국토위원장을 1년을 더 하겠다고 위원장직을 내놓으라는 것은 정치적 과욕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홍 의원측은 박 의원의 임기연장 주장에 대해 "당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개인욕심 채우기 위한 떼쓰기에 불과하다"며 "이같은 박순자 의원의 억지논리에 입원까지 하는 촌극을 보면서 자유한국당은 국민들로부터 웃음 거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측은 이어 "원칙과 합의를 무시하고 있는 박 의원의 행태에 원내지도부가 좌고우면하지 말고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해 하루빨리 당헌 당규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친박(박근혜) 김재원 의원이 선출되는 과정에서 복당파인 황영철 의원의 극렬한 반발을 겪어야 했다. 김성태 전임 원내대표가 지난해 도출한 원 구성 합의를 뒤집은 결과다. 이 때문에 예결위원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의원 등 복당파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선출하는 의총을 박차고 나와 “계파의 본색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과거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내쫓을 때 같은 데자뷔”라며 “나 원내대표가 올바른 리더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황 의원은 탄핵 정국 때 바른정당에 참여했다가 복당한 비박계다. 반면 김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계로 꼽힌다. 이 때문에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