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말까지 2개월여의 일정으로 진행 중인 '프랑스 국가정체성 토론회'에 대해 프랑스인의 72%는 '지방 선거를 인식한 여당의 홍보전략'이라고 평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일요일(29일), 프랑스 일요신문(JDD)의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인 Ifop이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72%는 이번 국가정체성 토론회가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당의 홍보전략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7%는 이 같은 토론회가 정당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가정체성 토론회에 대한 평가는 응답자의 정치성향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야당인 사회당(PS)과 녹색당(Verts), 공산당(PC), 반자본주의신당(NPA) 등 좌파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83%가 이번 토론회의 성격을 정부여당의 선거전략이라고 비판한 데 반해, 집권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과 극우파 국민전선(FN) 등 우파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중에서는 불과 53%의 응답자가 이같이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25일, 세 명의 아프간인을 강제 추방한 사건으로 논란을 빚고 있던 에릭 베쏭(Eric Besson) 이민장관은 Grand Jury RTL-Le Figaro-LCI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신을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전통복장인 부르카는 평등을 추구하는 프랑스의 정체성에 위배된다."라고 말하며 이 문제에 대한 대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었다.
지난 달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국가정체성 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드롬(Drôme) 지방의 라-샤펠-엉-베르코스(La-Chapelle-en-Vercors)를 방문해서 "부르카는 종교의 상징물이 아니고 여성 굴종의 상징물이다."라고 말하며 "프랑스에는 이런 비인권의 상징물이 설 자리가 없다."라고 덧붙여 부르카 착용에 반대하는 자신의 강경한 입장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
유럽 내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거주하는 나라인 프랑스에는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600만 명의 무슬림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2천여 명의 무슬림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르카를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저널 프랑스지사
오세견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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