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인류 전체의 문제로 남과 북이 힘 모아야
영화 ‘귀향’의 강하나 배우와 조정래 감독, 불편하더라도 ‘위안부’ 아닌 ‘성노예’ 표현 해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야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삶을 다룬 영화 ‘귀향’의 강하나 배우와 조정래 감독이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만이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2019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특별 초청된 강 배우와 조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에 좌절하지 말고 끊임없이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서도 “남과 북이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부터 힘을 모아나가야만 독일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것처럼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면서 "앞으로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배우는 “영화 귀향 출연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고, 그 이후부터 할머니들의 삶을 알리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라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뜻깊은 행사에 초청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 배우는 ‘조총련’계 재일교포로서 느꼈던 ‘남북분단’의 의미에 대해서도 “조총련 계열 학교를 다니면서 남한의 역사와 북한의 역사를 따로 배워야만 했다”라며 “조선반도는 하나고 같은 말과 글을 쓰는 하나의 민족인데 왜 분단돼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하루빨리 통일이 돼 남이든 북이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일본군 성노예 문제로 ‘한일관계’가 나빠질 때조차도 그저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좋지 않구나’라고 생각할 만큼 많은 일본인들이 할머니들의 문제를 잘 모르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다”라며 “틀린 인식이 아닌 올바른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할머니들의 문제를 알리는 일이라면 어떤 역할이든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할머니들을 ‘종군위안부’와 ‘일본군 성노예’ 중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지난 2015년 체결된 ‘위안부 합의’와 최근 아베정부의 ‘수출제재조치’ 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등 보다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변은 조 감독이 맡았다.
조 감독은 피해자 할머니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위안부가 ‘Comfort Women’(위안을 주는 여성)으로 영문 표기되는 것을 처음 접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피해자 할머니들의 문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일본군 성노예 (Sex Slave of Japan Army)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남과 북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 전체의 문제’라며,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위안부 합의’와 최근 아베정부가 취하고 있는 ‘보복성 수출제재조치’를 강력 비판했다.
조 감독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남과 북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전체의 문제인 만큼 진보와 보수가 따로 생각하거나 양보나 타협, 합의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이 철저하게 배제된 가운데 체결된 위안부 합의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본은 ‘적반하장’을 넘어 뻔뻔하게 일본 성노예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라며 “수출제재 조치 또한 이러한 일본의 태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끝으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여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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