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탄생 100주년 기념,
제14회 런던한국영화제 11월 한 달동안 개최
<마음의 고향>(1949) 등 총 57편 작품 소개, 개막작 <갯마을>(1965), 폐막작 <흩어진 밤>(2019) 선정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14회 런던한국영화제(London Korean Film Festival2019/이하 영화제)가 11월 한 달간 개최되면서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영국 관객을 맞이한다.
주영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re UK, 원장 김경화/이하 문화원)에 따르면 이번 영화제는 런던의 주요 영화관과 영국 6개 도시에서 여성, 고전,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 60여 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먼저, 1919년 <의리적 구토>를 시작으로 올해 100주년이 된 한국영화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얻는 등 예술성과 상업성 양 측면에서 세계 영화계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은 김수용 감독의 <갯마을>(1965)이다. 올해 14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런던한국영화제에서 처음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고전영화이다. <갯마을>은 1960-70년대 한국영화계의 커다란 조류라고 할 수 있는 문예영화의 대표작으로 오영수 소설을 원작으로 젊은 갯마을 과부의 인생유전을 그렸다. 현재 아흔을 넘긴 김수용 감독은 1958년 첫 데뷔작 <공처가> 이후 100여 편 이상의 주옥같은 영화를 연출해 온 명장이다. 김수용 감독은 제14회 런던한국영화제의 개막식에 직접 참여하여 <갯마을>뿐만 아니라 지난 100년간의 한국 영화사에 대해 영국 관객들과 함께 논하는 시간을 가진다.
올해 폐막작은 이지형, 김솔 감독의 <흩어진 밤>(2019)이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FF) 한국경쟁 대상작이었던 이 영화는 별거를 결심한 부모의 선포 이후 남매가 겪는 불안감과 고민을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냈다.
런던한국영화제는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주요테마를 선정하여 관련 영화를 집중 소개해왔다. 2016년 ‘여성감독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여성의 삶’, 2017년 ‘한국의 누아르’, 2018년 ‘일상의 조각’에 이어 올해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부각한다.
지난 2월 ‘초기 한국영화 특별전’을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 영화를 상영한 데 이어 본 영화제에서는 윤용규 감독의 멜로드라마 <마음의 고향>(1949, 윤용규)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의 주요 영화 23편을 상영한다.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1955), 신상옥 감독의 <지옥화>(1958) 등 50년대 대표작을 비롯하여 한국영화의 황금기였던 60년대 <혈맥>(1963, 김수용), <고려장>(1963, 김기영), <휴일>(1968, 이만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서 70년대의 <이어도>(1977, 김기영), 80년대 임권택 감독의 <티켓>(1986)과 장선우 감독의 <성공시대>(1988), 그리고 90년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홍상수), <접속>(1997, 장윤현), <박하사탕>(1999, 이창동)까지 다채로운 영화들을 영국 프리미어로 극장에서 선보인다.
특히 ‘한국영화 100주년’테마를 더욱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질의응답 및 포럼행사 등도 마련하여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주요 영화감독과 유운성 평론가, 달시 파켓(Darcy Paquet) 평론가 등과 함께 한국영화에 대해 다각적으로 토론하며 영국 관객의 한국영화에 대해 이해를 돕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또한 ‘2018-19 화제작: 시네마 나우’, ‘Hidden Figures 특별전: 하길종 감독’, ‘여성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아티스트 비디오’ 등 총 7개 부문에서 다양한 영화를 소개한다.
‘시네마 나우(Cinema Now)’부문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풀잎들>(2017)을 비롯하여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우상>(2017, 이수진), 세월호의 아픔을 담은 이종언 감독의 <생일>(2018), <극한직업>(2018, 이병헌), <기묘한 가족>(2018, 이민재) 등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받아 온 화제작 7편을 소개한다.
‘Hidden Figures 특별전: 하길종 감독’부문에서는 런던의 주요 복합예술센터인 바비칸센터(Barbican Centre)와 협력하여 70년대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한국영화를 빛낸 하길종 감독의 장편 중 <화분>(1972), <바보들의 행진>(1975), <한네의 승천>(1977) 3편을 상영한다.
‘여성영화(Women’s Voices)’부문은 2016년을 시작으로 본 영화제의 고정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가족을 소재로 한 여성 감독들의 데뷔작을 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영주>(2018, 차성덕), <욕창>(2019, 심혜정) 등의 작품 상영과 함께 현지 여성영화인들과의 네트워킹 행사도 마련한다.
‘다큐멘터리(Documentary)’부문에서는 30년 만에 정식으로 극장 개봉한 노동영화 <파업전야>(1990, 이은, 이재구, 장윤현, 장동홍)를 비롯하여 서울영화집단의 80년대 대표작 두 편을 선보인다.
‘아티스트 비디오(Artist Video)’부문에서는 런던의 아티스트 영상 아카이브 전문기관인 럭스(Lux)와 10월에 선보일 주영한국문화원의 ‘경계협상’ 전시와 연계하여 북한을 소재로 한 다섯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찬경 작가의 최신작 <반신반의>(2018)를 비롯하여 유순미 작가의 <북녘에서 온 노래>(2014) 등이 영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미쟝센단편영화제(Mise-En-Scene Shorts)’ 수상작 8편을 비롯해 <홍길동>(1967, 신동헌), <별의 정원>(2019, 현종식) 등의 ‘애니메이션(Animation)’을 상영한다.
올해 런던한국영화제는 11월 14일(수) 폐막작 <흩어진 밤>으로 런던에서 막을 내린 후, 11월 24일(일)까지 노팅엄, 글라스고, 맨체스터, 벨파스트, 에든버러, 브리스톨 등 영국 6개 도시 순회상영을 통해 한국영화의 열기를 영국 각지에 전한다.
영국 영화평론가 제레미 클락(Jeremy Clark)은 런던한국영화제 프로그램 론칭에 참석하여 “올해 2월 ‘초기 한국영화 특별전’을 통해 접하게 된 식민지시대 조선영화에 이어 이번 영화제에서 지난 50년간의 한국영화 발전사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영한국문화원의 김경화 원장은 이번 런던한국영화제에 대해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영국 관객에게 한국영화의 지난 100년사를 다채롭게 선보일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아티스트 비디오부터 여성영화까지 다양한 한국영화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감독의 작품과 역량을 영국에 더욱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영국 문화원 제공 사진 및 기사 자료 전재>
영국 유로저널 심유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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