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일상적인 풍경이 된 ‘이웃간 갈등’에 노력없어
전체 22.5%만이 “이웃간 갈등 문제가 없다”고 응답해
소음과 주차난 등 거주지 지역환경과 관련한 문제로 인해 이웃간 갈등이 잦아지면서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과거 지역 주민들의 협의체 역할을 하던 ‘반상회’의 존재는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현 거주지’의 문제 및 ‘반상회’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선 현재 살고 있는 거주지의 ‘실내 환경’ 중에서는 ‘방음’(50.4%, 중복응답)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택 방음 문제를 호소하는 목소리는 연령(20대 48.4%, 30대 50.8%, 40대 56%, 50대 46.4%)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거주지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53.5%)와 빌라(51.3%), 오피스텔(50%) 거주자가 방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였으며, 단독주택 거주자(29.2%)는 방음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였다.
그 다음으로 환기 시스템(29.5%)과 주택 규모(29.4%), 자연 채광(22.5%), 화장실(17.9%)과 관련한 불만이 많은 편이었다. 주택의 주변환경과 관련해서는 길거리 및 도로의 소음(38.5%, 중복응답)과 층간 소음(33.4%) 등 ‘소음 문제’에 대한 불만이 상당해 보였다. 이와 더불어 주차문제(35.1%)도 심각한 문제로 비춰졌다. 아파트 거주자에게는 층간 소음(36.7%)이, 단독주택 거주자에게는 주차 문제(44.6%)가 더 큰 골칫덩어리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밖에 통풍 및 채광(17.3%)과 쓰레기 무단투기(13.9%)도 불만이 큰 주변환경 요인이었다.
이웃간 갈등의 주요 원인은 ‘층간 소음’과 ‘흡연’, ‘주차 문제’
대부분의 수도권 거주자는 현재 거주지의 실내 환경 및 주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이웃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과 갈등문제가 아예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전체 응답자의 22.5%에 불과했다. 이웃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층간 소음(40.4%, 중복응답)으로, 특히 아파트(49.8%)와 오피스텔(52.5%)에서 많이 불거지는 갈등요소였다. 층간 소음의 내용으로는 실내 발자국 소리(49%, 중복응답)와 아이들 떠드는 소리(38.6%), 이야기 소리(25.2%)를 주로 많이 호소했다. 층간 소음 다음으로는 흡연 문제(34.2%)와 주차 문제(23.7%)로 인한 이웃간 갈등도 많은 편이었다. 그밖에 고성방가(23.2%)와 반려동물(15.4%), 쓰레기 방치 및 투기(13.3%)로 인한 갈등도 적지 않았다. 단독주택에서는 주차 문제(33.8%)와 쓰레기 문제(41.5%)가 이웃간 갈등의 주요 원인이었으며, 아파트는 흡연 문제(42%), 오피스텔은 고성방가(52.5%)로 인한 다툼이 많이 발생하는 특징도 살펴볼 수 있다.
반상회에도 '이웃간 갈등'해결 도움안돼
과거 지역 협의체 역할을 하면서, 주민 교류의 장으로도 많이 이용되던 ‘반상회’는 이제 그 역할이 크게 쇠퇴한 모습이었다. 전체 15.4%만이 평소 반상회에 자주 참석하거나(5%), 중대한 사안일 때만 참석한다(10.4%)고 응답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연령에 따른 차이 없이 반상회가 계속 있어야 한다는 생각(20대 22.4%, 30대 25.2%, 40대 20.4%, 50대 26.8%)은 적은 수준이었다.
실제 반상회와 관련한 다양한 인식들을 살펴 본 결과, 반상회의 역할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반상회가 이웃 주민들이 서로 도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10명 중 3명(29.9%)에 그친 것으로, 상대적으로 50대(37.6%)와 단독주택 거주자(40%)가 반상회의 의미에 좀 더 공감을 했을 뿐이었다. 반상회를 통해 이웃과 가깝게 지낼 수 있다는 기대감(24.9%)도 현저하게 적었다. 또한 반상회가 지역 주민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20.9%), 동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범죄를 예방 및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며(23.2%), 주민의 의견을 하나로 묶어서 정부기관에 전달하는데 도움이 된다(21.1%)는 평가도 드물었다. 특히, 요즘 지역 주민들이 반상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라는 시각(9.1%)은 거의 없었으며, 동네 반상회가 정기적으로 활발하게 운영된다(15.3%)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만큼 오늘날 반상회 문화가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반상회 문화는 결국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절반 이상(54.5%)이 지금과 같은 반상회 문화가 사라질 것 같다고 전망했으며, 더욱 활성화될 것 같다는 의견(3.3%)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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