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의 예술칼럼(232)
모더니즘의 기본 개념
정치와 거리를 두고 외부의 압력과 무관하게 문화를 살아 있게 하는 아방가르드의 새로운 노선이 바로 예술을 위한 예술이다.
물론 문화를 보존하고 이끌어나가며 진보시키는 아방가르드의 목적이 무작위적인 실험을 통해 성취될 수는 없었다.
그린버그는 트로츠키주의의 혁명적 낙관주의는 비관적인 전망으로 바뀌었지만, 부패한 현실과 거리를 둔 이 아방가르드 예술은 적어도 아직은 살아 있는 문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믿음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믿음은 결국 유럽과는 매우 다른 예술을 위한 예술의 아방가르드개념으로 연결되었고, 이 미국적 아방가르드가 문화의 전위로서 채택한 양식은 바로 유럽의 모더니즘에서 주로 발전된 추상이었다.
아방가르드는 예술에 관한 적절한 관심을 규정하고 추구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은 이러한 추진력의 결과 가운데 하나였다. 주제나 내용은 형식으로 완전히 용해되고 예술의 과정과 원칙이 예술의 주제가 되었다. 그래서 추상미술 혹은 비재현적 미술이 이로부터 뒤따라 나오게 된 것이다.
이는 유럽의 현대 미술이 대대적으로 유입되고 미국의 현대 미술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에, 2차대전 이후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으로 모더니즘이 도입된 바탕이 되었다.
4. 평면성과 매체의 중요성
한스 호프만(Hans Hofmann,1880-1966)은 회화에서 평면과 매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로 이 이론에 영향을 받은 그린버그는 자신의 이론에서도 평면성과 매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이것을 모더니즘의 기본 개념으로 사용했다.
Hans Hofmann, Laburnum, 1954
즉, 한스 호프만의 평면(plane-surface)과 매체(medium)가 화면의 중요한 요소라는 두 가지 논점을 그린버그는 자신의 모더니즘 이론의 근거로 삼았다.
한스 호프만은 공간의 관점을 평면성(flatness)과 화면을 언급하면서 설명했다. 미술가는 형태를 그려 넣음으로써 화면이라는 평면에 긴장을 만드는데 이것이 깊은 공간감을 더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Hans Hofmann, Laburnum, 1954
이러한 평면성에 관한 주장은 한스 호프만의 강의 내용에도 잘 드러난다. “평면 창조에서 내포된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즉 이러한 2차원성을 파괴하고 3차원성으로 이러한 2차원성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평면과 평면적인 것 사이에는 기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는 무의미한 평면성이 있을 수 있으며, 또한 궁극적으로 2차원성을 복원하는, 무한한 깊이에서부터 표면에 이르기까지 삶에 대한 최고의 경험인 평면성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조형적인 창작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그 반대의 경우를 장식이라고 말했다.
Hans Hofmann, The Wind, 1942 - 1944
한스 호프만은 공간은 단지 이미지를 둘러싸고 있는 무의미한 평면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고, 깊이는 필수적인 것이며, 깊이는 주어진 공간과의 관계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Hans Hofmann, Still Life-Yellow Table on Green, 1936
이런 한스 호프만의 복합적인 평면 개념을 그린버그는 단순한 2차원의 평면성이라는 개념으로 단순화시켰다.
Hans Hofmann, Cataclysm, 1945
또 그린버그는 한스 호프만의 매체개념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예술가들은 작업에 있어서 매체의 본성을 창조의 기본으로 다루며 작품의 풍부함, 충만함, 생동감들은 매체와의 충돌로 경험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미술가의 작업은 매체와의 싸움’이라는 개념은 그린버그에게도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것이었다.
Hans Hofmann, Untitled, 1943 (Ink on paper)
한스 호프만은 평면과 매체의 이론뿐만 아니라 색채와 색채의 관계에 관한 순수성을 중시했고, 화면의 통일성을 강조하였다.
Hans Hofmann, The Conjuror, 1959
동시에 추상이라는 논제에 관하여 작품 창조의 근본은 추상적인 사고라고 보고 이를 중요시하였다.
Hans Hofmann, The Wind, 1942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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