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中 중고차 시장 첫 진출·車 해운사업도 확대 박차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판매·물류 그룹인 ‘창지우(長久)’와 중국 현지 중고차 유통 및 완성차 해운사업을 위한 합자사 2개를 동시에 설립하고 현지 사업 확대에 고삐를 죈다.
중국은 그간 중고차 수출을 금지했지만 경제활력을 촉진시키겠다는 명분으로 지난 5월 수출 허용을 공식화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베이징창지우글로비스자동차서비스’와 해운시장 확대를 위한 ‘상하이창지우글로비스해운’(이상 가칭) 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합자회사는 현대글로비스의 중국 현지 법인인 베이징글로비스와 창지우 그룹 자회사인 창지우 기차, 창지우 물류가 각각 출자해 세우는 구도다.
현대글로비스와 손 잡은 중국 창지우 그룹은 1997년 설립돼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완성차 물류, 신차 판매, 특장차 생산, 자동차 금융 등 자동차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의 전체 매출은 약 7조 원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도 성공 DNA를 심겠다는 각오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경기도 분당에 중고차 경매장을 처음으로 열고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경기도 시화, 경남 양산 등 전국 대표 지역에 대규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유통협회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중고차 판매량은 1382만 대로 총 거래액은 약 133조 원을 기록했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이지만 중고차 거래량은 신차 판매량(2808만 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진국의 경우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의 2배 수준이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중국 중고차 시장은 매년 15% 가량의 성장률을 보며 2023년 신차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 대륙 밖으로…해상에서도 펼쳐지는 협업
내년부터 중국~한국~홍콩~필리핀을 오가는 동아시아 노선의 출항이 시작되고, 이후 태국~인도네시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 동남아 노선이 돛을 달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60여 척의 완성차운반선(PCTC)대를 운영하며 중국 완성차 수출 시장 점유율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창지우 물류 역시 중국 연안을 오가는 선박 6척을 보유하고 연간 70만 대의 완성차를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양사의 역량이 결합된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장기적으로 해운사업 합자사는 신규 대형 화주사 물량을 수주해 중국발 자동차 운반선(PCTC) 포워딩 사업으로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고차, 프로젝트 화물 등 신규 물량 공동 개발에 나선다.
미국 등 선진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고차 수출 비중이 전체 거래량에서 10%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의 중고차 수출은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고차 판매가 늘어나면 신차 교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기대돼 자동차 업계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회복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유럽 물류 거점을 활용해 중국~유럽을 잇는 철도 물류사업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철도를 이용해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창지우 물류의 완성차 운송물량이 최우선 검토 대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폴란드 동부 국경 인근에서 운영 중인 완성차 물류기지를 환적 거점으로 활용해 창지우 물류의 운송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