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당심 얻고 민심은 잃어 내년 총선은 불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쇄신론 제기 등 리더십이 위기를 맞자 단식 농성으로 승부수로 띄운 것은 당심은 얻고 민심을 잃어 오히려 내년 총선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 대표는 11월 20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철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내세우며 단식을 시작했지만, 지소미아는 청와대의 ‘조건부 유예’발표로 어정정쩡해져버렸고, 나머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과 공수처법은 국회에서 해결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단식의 이유로 호응을 얻지 못했다.
황 대표의 단식 농성은 리더십 위기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단식이라는 초강수로 반전을 이뤄냈다는 분석과, 냉철한 전략이 없고 외연 확장에도 미흡한 ‘강경일변도식’ 투쟁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이 공존해 민심은 오히려 더 부정적이어서 내년 4월 총선을 위해서는 결국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 내에서 3선 김세연 의원의 ‘지도부 사퇴’, ‘당 해체론’ 등 주춤한 보수통합과 쇄신 작업으로 ‘반발’ 기류가 폭발할 조짐이 나타났고, 황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에 회의론이 부상하면서 급기야 연말 비상대책위원회 가능성까지 거론된 시점에서 황 대표가 갑자기 단식을 선언과 동시에 돌입했다.
이와같은 황 대표의 단식에 당 내에서조차 ‘생뚱맞다’라는 반응이 많았고 측근들 반대도 많았지만, 막상 단식에 돌입하자 일단 내부 총질은 뒤로 하고 대표를 한마음으로 응원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반발 목소리는 잦아들고, 당내 결속력은 강해졌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가 3일 비공개최고위원회를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함예 따라, 나 원내대표는 1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10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20대 국회가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두고 당내 의견이 분분했는데,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당 최고위원회를 열고 “임기 연장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임기 연장을 결정하는 의원총회를 소집하겠다”고 공고하저, 황 대표는 오후 4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설치된 '투쟁 텐트'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가를 확정했다.
하지만, 영남권 중진 용퇴론이 전면에 나오고, 당의 쇄신 바람이 겨우 불이 붙자마자 황 대표의 단식으로 쇄신론이 ‘단식 블랙홀’에 빨려들어 종적을 감추면서 한국당이 여론에 어필할 절호의 타이밍을 놓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당심은 모았다할 지라도 대안과 전략 없이 장외 농성, 삭발 등 ‘강경 일변도식’ 투쟁에 대해 민심은 '단식의 목적이나 이유' 등에 동의치 않는 회의론이 대두되었다.
게다가, 단식 도중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직을 맡는 등 기독교 강성 우파 세력을 이끌고 있는 극우파인 전광훈 목사와의 30-40여분씩 밀담을 나누면서, 황 대표와 전 목사 사이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늘었다.
황 대표는 불과 8일만인 29일 단식을 중단했지만, “향후 전개될 공수처법, 선거법 저지와 ‘황운하 선거 농단, 유재수의 감찰 농단, 우리들병원 금융 농단’ 등 3대 친문(친문재인계)의 농단 진상 규명에 총력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혀 정국은 다시 한국당의 강경투쟁일변도로 침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