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알코올·기름진 음식 자주 즐긴다면 '역류성식도염' 검진 자주 받자
눈 앞에서 지하철이 떠나 회사에 지각했을 때, 열심히 작성한 보고서 파일이 오류로 날아갔을 때, 상사에게 심하게 혼났을 때, 나보다 일 못하는 동료가 먼저 승진했을 때 등 직장인의 속을 쓰리게 하는 일은 한둘이 아니다.
혹시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속이 타는 듯이 쓰리고 아프다면 위식도 역류질환을 의심해 보자.
잦은 회식과 모임 때문에 과음을 하고, 속 쓰림에 괴로웠던 사람들이나, 과음하지 않았는데도 속이 쓰리다면 흔히 ‘역류성 식도염’이라 부르는 위식도 역류질환일 수 있으니 진단을 받아 볼 것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권장하고 있다.
역류성식도염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오는 것을 말하며, 가슴 통증과 속 쓰림을 일으킨다.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440만 명 이상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만큼, 환자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60대 이상 고령자에게도 잘 생기는 질병이지만, 스트레스와 피로, 과음 등에 노출된 직장인도 안심할 수 없다.
실제 2018년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10명 중 6명이 활발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20~50대였다. 50대가 101만 2351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으며, ▲20대 37만 8838명 ▲30대 53만 4018명 ▲40대 82만 7482명을 기록했다. 성별로 봤을 때에는 남성(117만 3648명)보다 여성(157만 9041명)이 근소하게 많았다.
아마 역류성식도염으로 병원을 찾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속 쓰림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며칠 약을 먹고 휴식을 취해서 괜찮아졌다면 다행이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식도염과 식도 협착, 식도선암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식도조임근은 음식을 삼킬 때와 트림할 때만 열린다. 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기에 위의 내용물과 위산이 위로 넘어오지 않는다. 식도조임근이 약해진 경우, 위의 배출 기능이 저하된 경우, 복압이 높아져 위 일부가 본래의 자리를 벗어나는 식도열공탈장이 생긴 경우 등에는 식도조임근이 제구실을 하지 못해 불편함을 겪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식습관이 불규칙하거나 카페인, 알코올,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할 때, 비만할 때 나타나기 쉽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이 타는 것처럼 아픈 ‘작열감’이며, 위산이 역류해 쓴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은 상체를 앞으로 숙이거나 누울 때 심해지며, 물이나 제산제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나아진다. 간혹 음식을 삼키기 힘든 연하곤란, 심각한 가슴 통증, 쉰 목소리, 목의 이물감, 만성 기침, 천식, 치아 손상 등을 겪는 사례도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진단
가슴이 쓰리고 위산이 역류하는 특징적인 진단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을 진단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시경을 활용해 식도의 손상을 확인하게 된다. 필요에 따라 식도의 산도(pH)를 24시간 측정하는 검사, 또는 산 분비 억제제를 고용량으로 투여해 증상의 변화를 살펴보는 검사도 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의심된다면 의료진과의 상담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
위식도 역류질환은 증상의 호전과 식도염의 치료, 재발 방지, 합병증 예방을 목표로 시행한다. 이를 위해 제산제와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 양성자 펌프 저해제 등 위산을 중화시키는 약물을 복용하는 방법과 하부식도조임근을 보강하는 등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에도 환자 스스로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치료가 더디거나 쉽게 재발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예방과 관리
평소 과식과 기름진 음식, 커피, 술 등을 삼가고, 비만하다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또, 식사 후 바로 눕지 말아야 위산이 역류하는 증상을 방지할 수 있다. 아마 많은 직장인이 과중한 업무 탓에 집에 오면 밥을 먹고 바로 눕기도 하고, 운동 대신 잠을 택하곤 할히게 되는 데 이러한 생활습관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힘들더라도 생활습관을 교정해 위식도 역류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한국 유로저널 김용대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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