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문재인’ 꿈꾸는 여권 잠룡들, 총선에서 예비고사 치른다.
총선을 앞두고 ‘포스트 문재인’ 꿈꾸는 여권 잠룡들이 총동원되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역할론을 맡아 총선 결과에 따른 성적으로 차기 대권 주자의 자격을 얻게 될 전망이다.
단순한 생존을 넘어 당 승리를 위해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 스케줄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은 대선으로 가기 위한 전초전 성격을 갖게 된 것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여권 핵심 세력들이 ‘포스트 문재인’을 전해놓지 않고 총선 승부처에 유력 잠룡들을 내보내 그 결과에 따라 ‘포스트 문재인’ 전략을 세우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고 분석해왔다.
영남에서는 김두관(경남) 김영춘(부산) 김부겸(TK) 의원으로 '3 김'이 책임을 맡았고, 서울과 수도권은 이낙연 전 총리가 일찌감치 선점하며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인천은 인천 계양구에서 내리 4선을 한 송영길 의원을 차출했고, 전 지역 석권을 노리는 호남권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꽂았다. ‘원조 친노’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강원도를 책임진다.
경남,부산, 울산 (PK)은 원래는 보수 텃밭이었지만 20대 총선부터 판세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민주당이 27석 중 9석을 얻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부산 울산 경남 광역단체장을 석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부산 민심이 한번 바꿔보자 해서 민주당을 밀어줬는데, 도대체 해준 게 뭐가 있느냐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으로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이상 기류가 역력하게 감지되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전 경남도지사이자 김포를 지역구로 뒀던 김두관 의원을 경남 양산을에, 부산은 김영춘의원으로 긴급 차출해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0% 선에 근접한 반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0%대 중반으로 하락해 격차는 9.3%포인트에서 12.2%포인트로 벌어졌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었다.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월 28∼3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천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한 선호도는 29.9%로 조사 대상 14명 중 가장 높았다. 이 전 총리는 광주·전라(52.0%)와 경기·인천(30.4%), 대전·세종·충청(29.1%), 서울(29.1%), 부산·울산·경남(27.7%), 40대(39.6%)와 50대(33.7%), 30대(30.1%), 20대(21.6%), 진보층(49.9%)과 중도층(28.7%), 민주당 지지층(63.0%),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층(59.3%)에서 선두로 나타났다.새로운보수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는 2.4%포인트 내린 17.7%로 집계돼 이 전 총리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았다.황 대표는 대구·경북(25.0%), 60대 이상(26.6%), 보수층(42.0%), 한국당 지지층(49.6%), 문재인 대통령 국정 반대층(32.6%)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조국 전 장관을 ‘PK 대표주자’로 키우려던 전략이 오히려 지역 정서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분석도 뒤를 잇는다. 위기론에 비상이 걸린 여권이 PK에 모든 화력을 동원하기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읽힌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던 김 의원은 1월 30일 “(총선에서) 개혁과 민생의 승리냐, 꼼수와 권력욕의 승리냐는 PK 선거에 달려 있고 그 분수령은 낙동강 전투”라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문재인 정부 첫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김 의원은 정치권에서 다소 저평가됐다는 반응을 받고 있지만, 부산 지역 총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정치적 체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험지 중 험지인 TK(대구·경북)에서 김부겸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며 보수 정치적 상징지인 수성갑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입성하면서 여권 내 잠룡군으로 인정 받았다.
김의원 역시 이곳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TK(대구·경북)의 지원까지 받게 되어 대권 행보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은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서 종로 승리는 기본이고, 수도권 전체 성적에 따라 이 전 총리 앞날도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다.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출마 기피 혹은 포기를 이끌어 냈고, 계획하고 있는 대로 ‘총선 승리→당권 도전→대권 출사표’ 를 통해 ‘이낙연 대세론’을 형성해 갈 예정이다. 이 전 총리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조직력을 극복하고, 총선에서 파괴력이 입증된다면 상당 부분 희석되면서 대권에 안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 계양구에서 내리 4선을 한 송영길 의원도 차출해 선거구가 확정된 15대 이후 단 한번도 민주당 소속이 당선된 적이 없는 인천 지역 험지인
인천 연수구을에 출마시켜 이 전 총리와 함께 수도권 벨트를 형성하겠다는 당 전략의 일환이다.
인천 연수구을은 황우여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16대부터 19대까지 4선을 지냈고, 20대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의원이 승리했다이에따라 인천 연수을은 한국당 민경욱 의원, 민주당 송영길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현역 3 명이 출마할 예정이어서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호남지역의 경우는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으로 불과 3석을 얻는 데 그쳤던 민주당은 민주당 내부에선 차기 잠룡군 중 한 명으로 분륟회고 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차출해 전 지역 석권을 노린다.
정치권에선 울산시장 지방선거 관여 혐의를 받고 있는 임 전 실장이 1월 30일 공개적으로 검찰에 출두한 것을 놓고, 검찰과의 대립각으로 정계 은퇴에서 복귀할 명분을 챙기고, 동시에 지지층 표심까지 잡으려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보수색이 강한 강원도 총선을 이끌 ‘얼굴’이 필요했던 민주당 측과 정계 복귀를 통해 큰 꿈을 그리고 있는 ‘원조 친노’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진 결과를 낳았다.
이 전 지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하고 강원지역 출마를 제안한 민주당의 배려에 고민중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민주당의 여권 잠룡들의 총선 주요 거점에 대거 차출 및 전면 배치는 총선에서의 압승은 물론이고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오랫동안 이낙연 전 총리가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차기 대권 후보는 지금까진 무주공산인 상황이다. 이 전 총리가 무너지면 대안이 없다는 불안감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김두관 의원처럼 기존 지역구를 버리는 것까지 감수하는 등 당의 부름에 살신성인하여 기꺼이 응하고 있는 이들이 총선을 통해 전국구 정치인으로 체급을 올려 대권 주자들로 모두 살아 돌아와 대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면 차기 대권 경쟁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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