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베트남과 동남아시아 국가 중 두번 째로 FTA 맺을 전망
유럽의회가 12일 본회의 표결에서 EU-베트남 무역협정 및 투자보호협정을 승인함에 따라 올 여름 이사회의 형식적 최종승인 절차를 거친 후 발효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EU는 지난해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 데 이어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국가 중 두번 째로 FTA를 맺게 됐다.
베트남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EU의 4번째 교역 상대며 EU는 베트남에 중국에 이어 2위의 교역 파트너다. 지난해 양측 상품 교역은 280억 유로에 달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2025년까지 베트남 GDP는 4.5% 증가, 대EU 수출은 4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미국에 이은 베트남의 2번째 수출시장으로 2019년 한 해 약 412억 달러를 수출했다.
EU는 궁극적으로 아세안과 FTA 체결을 원해 지난 2007년 아세안과 FTA 협상을 시작했으나 미얀마 인권 문제로 2009년 중단됐으나, 올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U는 야권인사 탄압 및 인권침해 등 인권보호에 미흡한 캄보디아에 대해 '무기를 제외한 모든 상품에 대한 무관세(EBA) 혜택을 일부 철회할 것을 고려중이다. 캄보디아 정부가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 인권정책을 바꾸지 않아 12일 의류·신발·설탕 등 철회안을 발표했다.의류와 신발류의 경우 노동집약도가 낮은 약 20%의 의류 및 30%의 신발의 무관세 혜택을 중단하고 WTO 협정 관세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생산과정의 인권침해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설탕에 대해서도 EU의 최혜국 관세를 적용, kg당 42센트의 관세를 부과한다.세계은행은 EU가 EBA 혜택을 완전히 철회할 경우 캄보디아 경제 성장률이 10.4%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EU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는 물론,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통한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베트남과의 협정은 2015년 타결되었으나, 베트남의 노동권 보호 미흡을 이유로 유럽의회가 녹색당 등의 반대로 비준을 거부, 장기간 답보상태를 보여 왔으나, 베트남이 ILO 3개 기본노동규약 중 1개 규약을 최근 비준하고, 나머지 2개 규약도 3년 내 비준을 약속함에 따라 최종 승인이 되었다.
EU는 이번 무역협정을 계기로 베트남을 수출시장 겸 아세안 진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나,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중국 대체 공급시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의 대중 수입이 감소한 반면 대베트남 수입이 증가했는데, 이런 변화가 EU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U-베트남 무역협정이 발효되면 베트남은 섬유, 신발, 휴대폰, 컴퓨터 부품 등, EU는 유제품, 자동차, 의약품, 와인 및 초콜릿 등의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협정 발효시 EU 수출품 65%와 베트남 수출품 71%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며, 약 10년에 걸쳐 사실상 모든 상품의 관세가 없어진다.
이번 EU-베트남 무역협정 및 투자보호협정 승인은 EU 새 집행부가 비준을 협상카드로 협정상대국의 노동권 보장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환경, 사회, 노동 및 인권 신장 등을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활발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EU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로 이뤄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무역협정에서 환경규정 강화를 비준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빠른 시일 내 승인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EU의 Geert Bourgeois의원은 이번 협정에 대해 "베트남은 아세안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무역경제국가 중 하나이며, EVFTA는 EU가 개발도상국과 체결한 가장 포괄적이고 야심찬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연방경제에너지부 Peter Altmaier 장관은 " 베트남이 EU 기업들에 점점 더 중요한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번 EVFTA로 EU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산업무역부 쩐뚜언안(Tran Tuan Anh) 장관은 "이는 베트남 수출에 희소식이며, 베트남 상품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베트남 기업들이 EU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상공회의소 부띠엔록(Vu Tien Loc) 회장은 " EVFTA는 ‘서구로 통하는 고속도로(Westernhighway)’와 같으며, 금융·기술면에서도 베트남과 세계를 연결시켜줄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글로벌 가치사슬 편입 가속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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