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판사들 재판 복귀, 사법 개혁만이 답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를 통한 판결조작, 특정 판사 사찰, 내부정보 유출 등 범죄혐의만 40개가 넘는 사법사상 최악의 '사법행정권 남용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법관 7명이 3월 1일부터 대법원의 인사 발령을 받고 재판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들 법관을 둘러싼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이, 여전히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사법농단 혐의를 완전히 벗지 못한 판사들에게 소송당사자들을 재판하라는 것을 수긍할 국민은 아무도 없고 그 재판 결과를 인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대법원은 이들에 대한 '사법연구' 발령을 1년 이상 지속하기는 어렵고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점을 고려했다고 말하지만, 이로인해 사법부의 신뢰가 추락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할 국민의 권리도 송두리째 빼앗겨버리게 됨을 알아야 한다.
또한, 지난해 5월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비위가 드러나 검찰로부터 현직 판사 66명에 대한 비위 통보를 받았으나 "시효가 지났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청구는 10명에 그쳤고, 그마저도 결론을 내지 않고 비위 사실을 숨긴 채 여전히 재판을 하게 하고 있어 노골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1심 재판이 끝난 법관 4명에 대한 판결도 "위법한 행위는 있으나, 처벌할 수 없다" "비밀 유출은 있었으나 위법하지 않다"고 동료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해 '가재가 게편임'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재판 개입이 '헌법 위반'이라면서도 무죄를 선고해 다시 탄핵 필요성이 거론되는 마당에, 재판 복귀로 면죄부를 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대법원은 이들이 복귀해도 변론이 오가는 재판은 하지 않고 서면심리나 조정총괄 업무 등만 한다고 설명하지만, 다른 재판에 개입해 판결문 뜯어고치게 하고 수사기록 보고하는 등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판사들이 하는 재판이 비록 대면하지 않는다고 공정하게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국민들은 없다.
물론, 헌법정신에 따라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법의 수호자'인 법관들이 법을 농단한 사건으로 그들이 대법원 판결이 날까지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이미 그들의 조작된 판결로 쌍용자동차·KTX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은 역사마저 되돌리려 한 중범죄로 기록된다.
나중에 최종심에서 범법자로 판결된다면 그때까지는 이 범법자들에 의해 심판을 받았던 소송 당사자들은 그들의 재판 결과에 수긍하지 못할 것이다.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연루자들을 엄히 단죄하지 않고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그들에의한 재판을 배제해야 하며, 국회는 이와같은 황당무계한 일들이 더이상 반복되지 못하도록 검찰 개혁에 이어 사법부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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