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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영국, 3월 2일부터 무역협정 협상 본격 개시
양측 합의 실패해 사실상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 발생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영국이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 협상을 위한 내부 절차를 마무리하고 3월 2일부터 협상을 개시했다.

EU는 당장 향후 1년간 브렉시트 전환기간 내에 영국과 미래 관계 협상에 실패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EU와 영국은 올해 말까지 예정된 전환기간 내에 기존 합의한 `미래 관계 정치 선언`을 기반으로 무역협정을 포함해 안보, 외교정책, 교통 등을 총망라한 미래 관계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양측이 합의에 실패해 사실상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EU와 영국 사이에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U 이사회는 25일 집행위원회에 대한 對英 협상지침을 최종 승인하고 영국도 27일 협상단에 대한 협상지침을 발표했다.

EU-영국 무역협상은 제1차와 제2차가 각각 브뤼셀(3월 2일-5일)과 런던(3월말)에서 10여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한다.
EU-영국 무역협상의 최대 쟁점은 EU-영국 규제조화 등 공정경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협상지침에서 무역협정 초안을 오는 6월 양자 정상회담시까지 마련하고 9월중에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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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합의가 성립하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더라도 EU 내에서 독일(21.3%) 다음으로 큰 경제 규모를 가졌던 영국이 탈퇴함에 따라 EU 경제 규모는 미국보다 작아지게 된다. 영국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기준 2조8251억달러로, EU GDP(18조7485억달러)의 15.1%를 차지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 후 EU 27개국의 경제성장이 장기적으로는 최대 1.5% 감소하고, 고용은 0.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에 따라 EU 인구도 13%가량 줄어들게 된다.
 2018년 영국 총수출 중 EU가 차지한 비중은 45.3%고, 총수입 중 EU 비중은 52.6%였다. 영국보다 EU 27개국의 규모가 훨씬 큰 만큼 영국이 산업·무역·소비 등에서 EU보다 훨씬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EU도 연간 178억파운드(약 27조7000억원)를 내던 영국이 빠지면 이 금액을 각국이 나눠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EU 소속 국가들은 국내총소득(GNI)의 1%를 분담금으로 내고 있어 영국은 2018년 기준 독일(20.78%), 프랑스(15.58%)에 이어 영국은 11.88%에 해당하는 분담금을 냈다.
영국이 EU에 마지막으로 지급할 분담금은 390억파운드(약 61조5800억원)다.  EU가 영국이 이탈하면 독일은 분담금이 2020년 150억유로에서 2027년 330억유로로, 75억유로에서 100억유로로 뛰어오르고, 네덜란드는 50억유로에서 75억유로로 오른다.


영국, 어업주권 회복, EU 규제체계 탈피, 유럽사법재판소 관할권 불인정 등 강조

협정 초안이 6월까지 확정되지 않으면 무역협정 대신 WTO 협정에 따른 교역관계로 전환할지 판단할 것임을 밝혀 까다로운 협상조건을 내세운 EU를 압박

협상지침은 어업주권 회복, EU 규제체계 탈피, 유럽사법재판소 관할권 불인정 등에 대해선 수용 불가한 '레드 라인'으로 설정하고 독자적인 보조금제도 확립, 항공, 에너지 및 기후변화, 운송 및 사회보장제도, 원자력 분야 협력, 경찰 및 사법 협력 등에 대해선 개별 협정을 체결키로 했다.

EU는 영국의 규제완화를 통한 사회·환경적 덤핑과 EU 표준 미달 상품 유입창구화를 우려, 무역협정 체결 조건으로 EU 수준의 규제와 표준 유지를 주장했다.

또한, 영국 수역내 어업권 확보를 우선과제로 설정하였으나, 영국은 어업주권 회복을 주장하며, 협상대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영국은 유럽사법재판소 관할권에 대해서도 완전한 사법주권 회복을 주장하며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탈퇴협정에 부속된 '양자 미래관계에 관한 정치 선언'에 유럽사법재판소가 EU 법으로 EU-영국 분쟁을 사안에 따라 해석할 수 있도록 허용, 영국이 어느 정도 관할권을 수용할 지가 관건이다.
EU는 영국이 캐나다와 달리 깊은 동질성 및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어 캐나다와 같이 취급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U는 탈퇴협정의 북아일랜드 의정서에 따라 이행기 종료 이후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반입되는 상품에 대해 EU의 기준에 따른 통관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반입되는 상품에 대한 통관검사 생략 방법 모색


반면, 영국은 EU가 캐나다와의 무역협정에서 자치권을 존중했듯이, 영국에 대해서도 규제 관련 자치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보리스 존슨 총리가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반입되는 상품에 대한 통관검사를 생략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아일랜드는 무역협정 타결을 어렵게 하는 조치라며 비판했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 영국 정부가 비밀리에 본토와 북아일랜드간 통관 검사 생략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EU-영국 협상과정에서 커다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영국산업협회는 EU-영국 무역협상과 관련, 협상 우선 순위로 EU 서비스시장접근, 무관세 상품 교역, 인증수출자 등 수출절차 간소화 등을 제시했다.

또한, EU-영국의 규제 불일치를 조절할 메커니즘을 도입, 영국의 규제주권 확립과 함께 상품 테스트 및 인증 등에 대한 행정력 낭비 제거를 촉구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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