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정체성없이 총선용 이합집산에 손익 계산 어려워
총선을 앞두고 중도·보수 세력이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태극기 부대'등 극우 보수 성향 세력으로 평가되고 있는 세력들은 '자유공화당'으로 통합하면서 총선에서 기득권을 잡기 위해 총궐기하고 있다.
3월 2일 조원진 대표가 이끄는 우리공화당과 김문수 대표의 자유통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탄핵에 항거하고 국민들을 못살게 구는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정에 대해 심판하기 위해 하나로 모였다"고 밝혔다.
위의 표는 YTN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결과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8선의 무소속 서청원 의원도 '자유공화당'에 합류해 힘을 실어 주면서 "광화문에 모인 수십만, 수백만 국민들의 응어리를 풀고 진정한 화합과 국민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고, 김순례 통합당 비례대표의원이 공천에 탈락하면서 합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총선을 두달여 앞둔 2월 17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새로운보수당(이하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이하 전진당)을 비롯해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 구 안철수계 인사, 친이명박계 등이 합당해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란 이름으로 다시 뭉쳤다.
이번 범보수 세력들이 다시 뭉쳐 통합을 이룬 것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분열한 이후 3년여 만이다.
이에 따라 보수 정당은 미래통합당, 자유공화당, 그리고 홍문종의원이 창당한 친박신당 등으로 다시 나누면서 모두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총선에서 피가 튀기는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미래통일당은 당 지도부가 모두 한국당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당의 실권은 사실상 한국당이 꽉 잡고 있는 황교안 대표 아래로 들어왔고 자유한국당 공천위의 공천 심사를 받게 되느니 만큼 통합보다는 흡수 합병이 더 어울리는 말이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출범식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며 “이제 하나의 목표, 정권 심판의 고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정당 통합을 넘어 이젠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우리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담은 것이 미래통합당”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보수 통합은 뿔뿔이 흩여졌던 중도·보수 세력이 하나로 규합된 듯 보이지만 정체성없이 총선에서 승리만을 목적으로 다시 뭉친 곳이기에 곳곳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통합당이 새 인물도, 새로운 비전도 보이지 않는 새누리당과 별반 다르지 않아 오직 총선용으로 급조된 이합집산 정당, 탄핵을 불러온 '도로 새누리당'이라며 일제히 혹평 목소리를 냈다.
출범식서 새보수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을 포함해 하태경, 지상욱 의원이 불참한 데다가, 유 의원과 황 대표가 출범식서 연출하는 모습이 보수통합의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예상 밖의 행보일 뿐만 아니라,이미 통합 후 20여일이 지난 3월 3일 현재까지 두 사람은 단 둘이 마주 앉은 적이 없다.
특히, 새보수당 출신 이혜훈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유승민 의원이 새보수당 출신 현역이나 원외인사의 공천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항의했지만 철저히 무시하고 끄덕도 하지않는다.
공관위의 인적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김 위원장의 행보가 힘을 받고 있어,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의 칼날이 어느 때보다 매섭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의 항의성 문자에 오히려 통합당 공관위는 “최근 공관위의 원칙과 방향을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기존의 관행과 이해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책임과 헌신을 망각하는 일부의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며 반복될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번 총선서 김 위원장의 역할이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역대 총선 결과를 돌이켜보면 인적 쇄신과 물갈이에 성공한 정당이 승리를 거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합당은 탄핵 정국 이후 처음 치루는 총선이기에 어느 때보다 높은 수위의 인적 쇄신 요구에 직면해있어 총선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