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공천, 거대 양당 중진에 거침없는 칼질로 '추풍낙엽'신세
4·15 총선을 불과 3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인적쇄신을 앞세운 공천과정에서 3선-6선 등의 경력을 가진 중진들이 미리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거침없는 칼질로 추풍낙엽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경선의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컷오프된 중진의원들이나 거물급 정치들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3선 민병두 의원만이 유일하게 재심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통합당의 경우는 중진의원들이나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재심사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거대 양당은 이번 총선에서 참신한 정치인들을 새롭게 발탁하기 위한 인적쇄신의 성공여부에 의해 원내 제 1당을 차지할 수 있다는 대세를 앞세우면서 총력전 채비를 갖췄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018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출마 선언한 이해찬 대표가 총대를 메었고, 지난해 10월 활기찬 의정 활동으로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던 초선의 이철희, 표창원 의원이 예상치 못하게 불출마를 선언해 정치권에 충격을 주었다.
이철희 의원은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고 했다. 표창원 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고 불출마 방식으로 참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5선의 원혜영 의원도 지난해 12월 불출마와 함께 사실상의 정계 은퇴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내각에서 장관직을 겸직하고 있는 의원들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현미 장관은 “내각 일원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안정적인 내각의 뒷받침”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함께 가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할 일”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3월 6일 현재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이해찬(7선), 정세균(6선), 원혜영 추미애(이상 5선), 강창일 진영 박영선(이상 4선), 백재현 김현미(이상 3선), 유은혜(재선), 김성수 이철희 표창원 이용득 제윤경 서형수 심기준 최운열 이훈 윤일규 이규희(초선) 의원으로 총 21명이다. 현재 무소속 신분이지만 민주당 출신인 6선 문희상 국회의장과 초선 손혜원 의원도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또한, 민주당에서 컷오프된 현역 의원은 오제세(4선), 민병두(3선), 김정호 신창현 정재호(초선) 등 5명이며, 경선 탈락한 현역 의원은 이석현(6선), 이종걸(5선), 유승희 이춘석 심재권(3선), 신경민(재선), 권미혁 손금주 정은혜(초선) 의원 등 9명이다.
이에따라 민주당의 경우는 20대 의원중에서 37명이 21대 총선에 나서지 않게 되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의 거침없는 칼날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경우는 황교안 대표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3분의 1을 컷오프하고, 현역 국회의원을 50%까지 교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보수 텃밭인 TK 컷오프 비율은 50% 이상이라고 밝혀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6선의 김무성 의원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각자 자기성찰부터 하는 반성의 시간이 돼야 한다”며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나부터 내려놓고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딸의 KT 정규직 부정채용 의혹에 휩싸였던 원내대표 출신 김성태 의원도 2월 15일 “나는 문재인 정권을 불러들인 원죄가 있는 사람으로서 자유우파의 대동단결을 위해 나를 바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의 정갑윤 유기준 의원도 2월 17일 “이번 총선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망해가는 나라를 바로잡는 중차대한 선거라는 점에서 내가 마음을 내려놓는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3월 6일 기준 통합당 불출마 의원은 김무성(6선) 원유철 정갑윤(이상 5선) 유승민 유기준 한선교 김정훈(이상 4선) 여상규 김세연 김영우 김성태 김광림 이진복 홍일표(이상 3선) 김기선 김도읍 김성찬 박인숙 염동열(이상 재선), 유민봉 윤상직 윤종필 정종섭 조훈현 최연혜 장석춘 최교일(초선) 의원 등 27명이다.
통합당 공관위는 물갈이 중심으로 지목한 TK를 비롯해 친박계, 그리고 '탄햑 5 적'이라 불리는 의원들까지 모두 거침없는 ‘칼날’을 휘둘러 컷오프를 시켜 아예 경선 기회조차 박탈했다.
실제 당 지도부와 공관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중진들은 컷오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보수 진영의 ‘잠룡’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대표적이다.
6일 기준 통합당에서 컷오프된 정치인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포함해 이인제(6선), 이주영(5선), 김재경(4선), 김재원 강석호 윤상현 유재중(3선), 김한표 이은재 이현재(재선), 곽대훈 김석기 김성태 김순례 김승희 문진국 민경욱 백승주 임재훈 정태옥(초선) 의원 등 21명이다.
이와같은 공천학살을 단행한 통합당은 민주당보다 혁신·쇄신하는 폭이 더 넓고 깊어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이번 공천 작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컷오프 중진들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선언
거대양당의 컷오프로 경선 기회조차 잃은 중진들이 반발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잇따라 선언하거나 재심을 요청하고 있어 공천 후유증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3선 민병두 의원은 공관위가 과거 ‘미투’ 폭로 등을 정밀심사한 끝에 서울 동대문을에서 컷오프 결정을 내리자 “결정이 부당하다고 보고 당헌 당규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통합당은 컷오프된 중진 의원들이 다른 지역구 경선을 신청하거나,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서울 서초갑에서 컷오프당한 새뉘당 출신의 이혜훈 의원(3선)은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겨 경선에 나서는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20대 총선에서도 ‘취중 발언’ 논란으로 공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뒤 복당한 바 있는 ‘친박’ 윤상현 의원은 컷오프되자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에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의원은 “도덕, 경쟁력, 의정활동 등 모든 공천심사 항목에 하자가 없었음에도 공천배제됐다”며 “이번 공천은 정치공학으로 민심을 짓밟은 참 나쁜 공천이며, 미래도 통합도 없는 미래통합당의 결정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태호 전 지사도 공관위 컷오프 발표 직후 “고향 주민들의 공천을 받겠다”면서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출마를 발표했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컷오프 당하자 자신의 SNS를 통해 “(김형오 공관위원장) 참 야비한 정치 한다”며 “황교안 대표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이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며칠 숙고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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