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로나19 영향,전체 근로자 1/4인 최대 규모 조업 단축
전문가들 예상치인 300만-700만 명 훨씬 능가한 약 1100만 명으로 전체 독일 근로자 1/4에 해당
독일 노동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일 남독일신문(Suddeutsche Zeitung)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독일 연방 노동청에 신청된 조업단축 인원은 약 1100만 명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00만-700만 명을 훨씬 능가하고 전체 독일 근로자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독일이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업단축제도는 경영난에 처한 고용주가 정리해고와 같은 대규모 감원조치에 앞서 정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이다.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근로시간을 단축시켜 고용주의 부담을 줄이고, 급여의 약 60-67%를 국가가 보전함으로써 근로자의 고용유지를 유도한다.
지금까지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조업단축이 신청된 것은 2009년 5월이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8년 4분기 독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그 영향으로 당시 기업들은 약 1백 44만 명의 조업단축을 신청했다.
실업률 역시 기록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지금까지 30만 8000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실직자는 41만 5000명이 증가했고, 일자리는 16만 9000개가 줄어들었다. 위축된 취업시장에서 구직활동 역시 쉽지 않아 당분간 이 수치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독일 정부와 경제학자들은 현 상황을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으로 인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정부는 지난 3월 이미 1560억 유로 상당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신속히 통과시켰고. 7560억 유로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긴급구제금융 정책을 내어 놓는 등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어놓았다.
이에 더해 연방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조업단축 지원금을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기존 임금손실액의 60% 지원에서, 조업단축 4개월째부터는 70%, 7개월 이후부터는 80%를 국가가 보전한다. 자녀가 있는 경우 이 수치에서 각 7% 포인트를 더 지원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 부채증가와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대해 연방 노동청장 데트레프 쉘레는 “신청된 모든 사람들이 조업단축에 돌입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청된 1100만 명 중 실질적으로 몇 명이 조업단축의 영향을 받게 될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버투스 하일 연방 노동부 장관 역시 “우선 조업단축제도로 인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보호받고 있다”며 “독일 내 모든 일자리를 다 보장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많은 직종이 보호받도록 애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프:독일연방재무부, 자료:독일연방통계청, ifo 경제연구소>
독일 유로저널 여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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