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 전망
남유럽 일부 국가, 국가 부도위험이 높고 신용등급도 투자등급 하한에 가까워
유럽연합(EU)의 경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2009년 금융위기를 넘는 최악의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재정여건이 취약한 남유럽 국가가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EU집행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춘계 경제전망에서 올 해 EU(27개국)와 유로존(19개국) 경제성장률이 각각 -7.4%와 -7.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EU와 유로존 경제가 각각 -4.3%와 -4.4%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바이러스 종식 및 봉쇄조치 해제 후, EU와 유로존 경제는 올 연말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되어 2021년에는 각각 6.1%, 6.3%로 급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의 2021년 경제성장률은 2019년 4사분기 대비 2%p로 전망, 다른 유로존 회원국보다 경제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측된다.
EU 실업률은 △2019년 6.7%, △2020년 9%, △2021년 7.9% 추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올 해 중폭(2.3%p) 상승한 후 내년에 소폭(1.1%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하락폭에 비해 실업률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는 각 회원국이 실시한 긴급 고용안정화 정책에 따른 것으로, 고용관련 긴급대응이 미국보다 효과적이었다고 자평했다.
EU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방어를 위해 유로안정화기금(European Stability Mechanism) 등을 활용하여 총 5,400억 유로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시행중이다.
유로존 내 국가들의 정부부채 평균 비율은 같은 기간 86.4%에서 102.0%로 15.6%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경향은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로지역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남유럽 국가들의 경우 2010년 유럽 재정위기 후 경제체력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일부의 경우 국가 부도위험이 높고 신용등급도 투자등급 하한에 가까워 향후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의 11개국(독일,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키프로스, 크로아티아,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몰타,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외무장관들이 18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회담을 갖고 국경 재개와 유럽 시민들의 자유로운 왕래의 재허가 조건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외무장관들은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유럽은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으면서 재개방의 조건은 차별 없는 기준과 인구 비례의 원칙에 따라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문은 국경재개에 따라 "국경 경비수단의 재검토, 교통과 수송 등 운수 서비스의 재개, 관광 서비스의 재가동, 호텔 등 각종 시설의 보건위생 조건" 등을 새롭게 규정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한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으로 증폭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국경재개 등 모든 재가동은 단계별로, 유럽회원국들간의 협의에 따라, 점진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재>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은 이미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등급 하한에 근접해 향후 등급이 추가 강등될 경우에는 국채발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3대 신용평가사인 S&P와 무디스, 피치는 유럽에서는 '병자' 취급을 받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 이하) 직전 수준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지난 8일 일단 Baa3인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피치는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S&P는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이미 하향 조정했다. 캐나다 신용평가사 DBRS도 8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탈리아를 제때 구하지 못할 경우 남유럽과 북유럽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이어 이탈렉시트(Italexitㆍ이탈리아의 EU 탈퇴)마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포르투갈 신용등급도 BBB 수준에 머물고 있다. 투기등급 강등시 중앙은행, 대형 금융기관은 국채를 매입하지 못하거나 보유 비중을 줄여야 해 급매가 나올 위험도 있다.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CDS프리미엄도 독일(24bp), 프랑스(42bp)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탈리아, 스페인의 CDS프리미엄은 지난 7일 기준 237bp, 125bp로 1월말(107bp, 38bp)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5월 1~11일 평균 한국 CDS 프리미엄은 최근 경상수지 흑자 위축이나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 때문 34bp로 약간 높아졌지만 매우 안정적인 대표 국가중에 하나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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