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의 예술 칼럼 (252)
루비이통이 발견한 쿠사마의 가능성
야요이 쿠사마의 호박은 최근 브론즈, 모자이크, 스테인레스 강철 등의 재료들로 도트 패턴의 빛과 그늘을 함께 창조하면서 더 큰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호박은 이제 사물이 아니라, 그녀에게는 몸 자체가 되었다.
그녀는 "인간과의 교감과 같은 즐겁고 평화로운 감정과 따스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내가 아직 아이인 것처럼 열정을 가진다. 그래서 나는 호박을 계속해서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8 Bangkok Art Biennale에서의 Yayoi Kusama 작품
4. 루비이통과의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은 대부분 유명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만남으로 이뤄진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콜라보레이션은 세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만남은 경제적, 문화적 시너지 효과가 높아 이미 많은 기업들이 널리 활용하고 있는 마케팅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콜라보레이션은 일회적인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루이비통은 오랫동안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감을 이뤄내면서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1854년 만들어진 루이비통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중 하나다. 그런데, 158년 역사의 프랑스 명품 패션브랜드 루이비통이 왜 이런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은 1997년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1963-)를 수석 디자이너로 뽑았다. 루이비통의 아트 디렉터가 된 마크 제이콥스는 여행용 가방과 핸드백 등 주로 가방에 집중되어 있던 루이비통의 제품을 기성복, 슈즈, 액세서리, 시계, 보석 등으로 확대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루이비통의 각종 패션상품을 단순히 상품이 아닌, 그 이상의 것으로 끌어올리면서 예술적 아우라를 가지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루이비통은 명실상부한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는 전문 브랜드로서 한 발자국 도약하게 되었다.
무라카미 다카시와 루비이통의 콜라보레이션 가방
대표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일본의 팝 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2002년)와의 작업을 들 수 있다.
이 콜라보레이션 이후 무라카미 다카시는 전세계적인 스타 작가로 거듭나게 되었고, 루이비통 역시 제품의 틀을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 외에도 스테판 스프라우즈(2001년), 리차드 프린스(2007년)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디자인의 혁신과 변화를 추구해왔다. 이런 지속적이고 과감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루이비통은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더욱 거듭날 수 있었다.
스테판 스프라우스와 루이비통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Collaboration between Richard Prince and Louis Vuitton
아트 디렉터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미술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는 감각을 주도해 나가는 예술가들의 작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2012년 7월, 루이비통은 일본의 전위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마크 제이콥스는 사실 2006년 야요이 쿠사마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 간 적이 있다. 그 때 그는 그녀의 작업과 작업 태도에 대해 깊이 감명을 받았고, 이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제안했다.
Marc Jacobs and Yayoi Kusama
마크 제이콥스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에서 무한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그녀의 작업 모티브만 따온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무늬들이 그녀의 삶과 작품을 나타낸다는 것을 그는 알아차렸다.
무한히 이어지는 도트 무늬가 그녀의 삶을 바꿔 놓았듯이, 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비통의 제품을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강렬한 영향력을 전해주고 싶었다.
야요이 쿠사마와 루비이통의 콜라보레이션 작품들
야요이 쿠사마와 루비이통의 콜라보레이션 작품들 전시 전경
쿠사마 야요이 컬렉션은 그녀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연속적인 도트 무늬가 루이비통의 액세서리, 시계, 보석뿐 아니라 가방과 스카프, 신발 등 대표적인 아이템과 함께 어우러졌다.
루이비통과 쿠사마 야요이의 콜라보레이션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세계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야요이 쿠사마의 도트 수트를 입고 있는 George Clooney (W Magazine)
성공적인 이 콜라보레이션 이후, 그녀는 마드리드 소피아 미술관을 시작으로, 파리 퐁피두센터의 전시를 한 후 다음 해 2월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 7월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등 세계의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다.
(다음에 계속…)
최지혜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 아트컨설턴트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