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ECD 디지털세 협상 불참하고 EU 등에 보복관세로 대응
미국, EU에 대한 보복관세를 맥주·패스트리·위스키·초콜릿 등 31억 달러 상당의 유럽산 제품으로 확대
미국이 디지털세가 구글·아마존 같은 자국 ICT 기업을 겨냥한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과세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기준 협상에 불참을 선언하고 대신 보복관세 부과를 표명했다.
미국은 최근 프랑스 등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 아시아와 남미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디지털세 관련 슈퍼 301조 조사에 착수해 앞으로 디지털세의 불공정성을 입증하고 보복 리스트 발표와 추가 의견수렴 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EU도 미국의 OECD 국제디지털세 협상 불참 선언 후 강력 대응을 표명, 통상분쟁이 재점화 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의 불참 선언에도 불구, 산업간 공평과세 실현 및 기업유치 목적의 법인세 인하경쟁 방지를 위해 디지털세 도입 의지를 재확인하고 연내에 OECD의 디지털세 협상을 타결할 계획이다.
OECD의 국제디지털세기준 협상을 재개, 연내에 마무리 짓고, EU 차원의 디지털세 도입 논의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 연기, 선거결과에 따라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EU집행위는 OECD의 디지털세 국제기준 마련 작업이 실패하면 EU 차원에서 디지털세를 도입하겠다고 천명했으며, 프랑스는 미국의 협상 탈퇴가 OECD 회원국에 대한 도발이라며 연내 디지털세 부과강행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EU회원국들이 대체로 EU 디지털세 도입에 긍정적이나, ICT 기업 유럽본부를 유치한 아일랜드, 수출중심의 북유럽 회원국들이 반대하고 있다.
美 무역대표부는 디지털세 국제기준 마련을 위한 OECD 협상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디지털세 도입 국가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했다.
美 재무부도 4개 EU 회원국에 OECD 협상 거부 및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무역대표부는 디지털세가 미국 IT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차별적인 세금이라고 판단, EU와 프랑스 등 디지털세 도입(준비) 국가에 대해 슈퍼 301조에 의거,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美 무역대표부는 자국의 WTO 양허관세율이 다른 회원국에 비해 높게 설정되어 있다며, 재협상을 시사했다.
또한, 미국의 신규위원 선임거부로 기능이 정지된 WTO 상소기구와 관련, 기구 개혁 및 정상화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표명했다.
英·美 무역협상에 대해선 11월 미국 대선 전 타결과 연내 의회 비준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기된 '의약품 및 의료용품 자유무역협정'과 관련, 관세폐지에 관심이 없다며 불참의사를 밝혔다.
34개국이 7천개 의약품 관세 철폐에 합의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의약품 협정과 관련, 중국과 인도 등 협정 불참국이 자국 관세철폐 없이 부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보복관세를 맥주·패스트리·위스키·초콜릿 등 31억 달러 상당의 유럽산 제품으로 확대키로 했다.
앞서 WTO는 프랑스 등 EU 회원국의 에어버스 불법보조금에 대해 미국의 75억 달러 상당의 보복관세 부과를 허용했다.
이에 미국은 항공기에 10% 보복관세를 부과한 후, 올 초 이를 15%로 인상하고 식품 등 일부 상품에 25% 보복관세를 추가한데 이어 다시 관세대상 품목을 늘린 것이다.
EU는 항공사 보조금 분쟁의 확대와 중국 등 제3국의 항공기 시장 잠식을 우려, 미국과 협상을 통한 해결을 희망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사 보조금 관련 보복관세는 WTO의 결정에 근거한 정당한 조치이기 때문에 WTO가 올 여름 미 보잉 불법 보조금에 대한 EU의 보복관세 금액을 확정하면 관세 상쇄 등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미국이 WTO 허용 금액을 초과하는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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