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 동력 살리고 코로나 감염 방지위해
한·미 연합훈련 연기해야
남북, 북·미 간 대화의 동력을 살리고 코로나 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8월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를 과감히 결단해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의 실시는 남북, 북·미 간 대화가 꽉 막힌 현시점에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기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축소가 아닌 연기되어야 한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시작전권(전작권)을 환수한다는 방침 아래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해서라도 실시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을 고려하면 훈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국도 연합 방위 및 대비 태새 점검을 위해 훈련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국민들은 국가 주권인 전작권의 조속한 환수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전작권 전환을 위한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마쳤고, 올해 2단계 검증을 받고 내년에 3단계 검증 평가를 거쳐 2022년 전작권을 넘겨받는 전작권 환수 일정도 중요하다.
지난 3월 연합훈련이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상황에서 이번 훈련까지 취소되면 전작권 전환 일정은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축소해서라도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미국의 전작권 검증단이 오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최근 한반도의 정세를 고려해 양국이 모두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한국과 미국 모두에 방역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누적 확진자는 98명이며, 그중 해외에서 입국한 미군중에 74명(75.5%)이나 확진자로 확인되고 있어 지휘소훈련을 통상적인 규모로 실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훈련이나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고, 최근 매일 6만- 7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때 대규모 미군 병력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한반도 상황의 경우도 북한이 지난 18일 노동당 군사위원회에서 한미 훈련을 의식한 ‘전쟁 억제력’을 강조했다.
훈련 중지가 북미나 남북 합의의 조건은 아니지만, 한미 훈련을 연기해 북미나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계기를 만드는 게 현명하고, 꼭 해야한다면 북한을 이해시켜서 남북, 북·미 간 대화의 동력을 놓쳐서는 안된다.
이미 한미 양국은 2018년 8월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해빙 국면을 계기로 지난 1992년 팀스피릿 훈련 중단 이후 처음으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중단한 적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7월 초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해 대화의 불씨가 일어나고 있는 데 구태여 북한이 극도로 기피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훈련 축소가 아니라 연기 하는 게 바람직하다.
새 외교안보팀이 대담한 전략적 변화로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고 훈련 연기에 대해 신속히 결론을 내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정상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발전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