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의 친일반민족 세력 청산 주장은 당연하다
친일 잔재 청산을 골자로 하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8·15 광복절 기념사를 놓고 미래통합당과 극우,보수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이념논쟁이 한창이어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친일 잔재 청산은 말 그대로 같은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자기반성으로'진보-보수' 진영간 편가르기로 왜곡되어서도 안될 뿐만 아니라, 국민통합과 화합이란 미명하에 일제 잔재 청산이란 민족적 과제가 논란이 되거나 묻혀선 안될 일이다.
광복을 맞은 지 75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일제 식민지 역사는 제대로 청산되지 않아 여전히 민족적 상흔으로 가슴 깊숙이 뿌리박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때도 없이 보수 및 극우세력들은 이념논쟁과 국론분열을 불러 일으키면서 악용해왔다.
일제의 피비린내 나는 식민 통치에 부역하고 오히려 더 악랄하게 우리 민족을 탄압했던 친일반민족세력이 사과나 반성은 커녕, 오히려 지난 75년 간 민족공동체의 숨통을 옥죄어 오면서, 부귀영화를 누려온 이 기막힌 현실을 지적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 청산하지 못한 역사와 잔재가 지금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나라, 전세계에서 화폐 속의 인물에 독립운동가가 없는 유일한 국가, 그리고 친일·친나치 활동을 했던 민족반역자(안익태)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부르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이어 “찬란한 우리 민족의 미래의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해 존재하는 친일”이라며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실제 있었던 과거 역사를 재확인했다.
또한 국립현충원에는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를 포함해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나 묻혀 있어 국민들은 그들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으로 삼아 묵념을 하는 등 경의를 표하는 어처구니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같은 김 회장의 기념사는 식민 통치에 얽힌 과거의 아픈 역사를 상기하고 남은 과제를 풀기 위해 일본에 던져온 통상적 메시지 대신, 우리 안에서 오랫동안 묵혀온 예민하고도 당연한 문제, 한국인이면 누구나 인지하면서 치부로 느끼고 있는 문제를 끄집어내 공론화하는 것으로 광복회장으로서 당연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어서 칭찬 받아야 마땅하지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특히, 친일 청산은 정파나 이념과 무관한 우리 사회의 역사적 과제로 더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과 극우,보수세력들은 이런 김 회장의 기념사에 대해 광복된 나라를 통합으로 이끌지 않고 다시 분열시켰다면서 정치쟁점화에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보수언론 역시 '애국가를 부정한 광복회장', '이승만은 친일파라는데 대통령의 입장은 뭔가'라며 일제히 색깔론에 나서고 있다.
이는 도둑이 제 발 저려하는 꼴로 친일의 대가로 자자손손 재력을 갖추고 정계를 쥐락펴락해온 자들이거나 그렇게 권력을 쥔 친일반민족세력에 빌붙어 호사를 누려온 자들이 스스로 추한 이력을 드러내는 모양새에 불과하다.
김 회장의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고 친일 반민족적 세력에 대한 청산을 무려 75년동안 제대로 해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제는 더이상 미루지 말고 국민의 여론을 충실하면서도 신속하게 수렴해 우리 사회의 친일 청산 완성을 위한 공감대를 더욱 넓혀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