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설 나돌던 황교안, ‘전광훈 불똥’에 물건너 가
21대 총선 당일인 4월 15일 마지막 페이스북을 끝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정치적 잠행을 이어가고 있던 황교안 전 대표의 복귀설이 전광훈 목사와의 인연이 부각되면서 ‘등판 시기상조론’ 가 대세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지지도 상승 이후 통합당 내부에서도 내년 4월 7일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데 다가, 정치권 안팎에선 황 전 대표가 연일 부정적인 이슈로 정치권 한복판에 불려 나오자, 당 복귀 시점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황 전 대표를 소환하는 세력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 보수진영은 ‘총선 패배 책임론’을 황 전 대표에게 덧씌우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진보진영은 황 전 대표를 앞세워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촉발한 전광훈 목사와 통합당의 연결고리에 주목한다.
그러함에도 총선 패배의 멍에를 쓰고 정치적 공간이 한층 좁아진 황 전 대표가 고육지책으로 김종인 비대위를 지렛대 삼아 정계 복귀를 타진하는 시나리오가 수면에서 부상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 비서실장이 친황(친황교안)계인 송언석 의원이어서 김종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김종인-황교안’ 연대설은 보수진영 정계개편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현실은 황 전 대표의 그간 행보와는 전혀 반대여서 '삭발하고, 단식하고, 장외집회만 일삼았던 황 전 대표'스타일과는 동떨어져 있어 황 전대표의 등판은 실제로 통합당에 실익을 가져더 주질 못한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 이후 통합당의 지지도 상승은 문재인 정부에서 이탈한 30대와 중도층의 포섭한 결과이자, 태극기부대와 거리를 두는 등 극우 세력과 선을 그으면서 중도파를 끌어 들였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 산하 총선백서제작 특별위원회의 ‘총선 백서’ 초안에는 선거 패배 원인으로 중도층 지지 회복 부족을 비롯해 △막말 논란 △공천 실패 △중앙당의 전략 부재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부족 등이 담겼다.
백서 중 막말 논란과 공천 책임 등에서는 황 전 대표의 ‘텔레그램 n번방’, ‘비례 선거용지’ 발언이나 리더십 부재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과거 불협화음, 막말 논쟁, 대여 전략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왔던 ‘김병준-김성태’, ‘황교안-나경원’ 호와는 달리
‘김종인-주호영’ 투톱 체제가 예상 밖으로 순항함에 따라 황 전 대표의 등장은 시기상조로 정치적 잠행은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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