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의 예술 칼럼 (261)
추파 던지기! - 헬런 프랑켄탈러 (Helen Frankenthaler)
"Flirt"를 구글링해 보면, 진지한 의도보다는 즐거움을 위해 다른 사람을 매료시키려고 노력하는 행동이라고 나온다.
그리고 이미지로는 주로 이런 것들이 있다.
It Takes Two People to Flirt
그런데, 느닷없이 예술 작품이 몇 개 섞여 있다.
Helen Frankenthaler, Flirt, 1995
이것은 헬런 프랑켄탈러(Helen Frankenthaler, 1928-2011)의 작품이다.
제목처럼 유머러스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물씬 난다.
그녀는 컬러필드(Color Field : 초벌칠을 하지 않은 캔버스에 얼룩이 지거나 물감이 스며들도록 하는 기법) 방식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작가이다.
Helen Frankenthaler, The Bay (article), 1963
이 방식은 1951년 잭슨 폴록이 드리핑 페인팅(dripping painting)으로 시작한 것이다.
Jackson Pollock, Number 7, 1951
여기에 깊은 감명을 받은 그녀는 1952년 스테인 페인팅(stain painting)을 시도했다.
Helen Frankenthaler, Mountains and Sea, 1952
이 작품은 모리스 루이스(Morris Louis)와 케네스 놀랜드(Kenneth Noland)의 회화 양식을 변화에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그녀는 뉴욕에서 태어나, 1949년 버몬트의 베닝턴 칼리지를 졸업했고, 1950년 추상표현주의 화가 한스 호프만(Hans Hofmann)에게서 그림을 배웠다.
그리고 아쉴 고르키와 잭슨 폴록의 영향 아래 추상표현주의를 자신의 방식으로 전개해 나갔다. 특히 새로운 색채 배합 방법의 연구에 늘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캔버스에 물감을 직접 부어버림으로써 화폭과 형상의 구분을 극복하여 완벽한 평면성에 이르도록 했다.
Helen Frankenthaler, SMALL'S PARADISE, 1964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동쪽 3층에 전시되어 있음)
특히 1950년경 캔버스의 넓은 면에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부분적으로 추상적인 색만을 칠한 양식으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1953년 추상표현주의 이론을 정립한 예술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의 눈에 띄면서 뉴욕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색채 자체만으로 서정성을 일궈 낸 그녀의 회화는 모더니즘 추상화의 과제로 제시한 평면성의 문제를 해결했으며, 여기에 시적 감수성과 여성 특유의 우아함을 더하고,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그녀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그린버그를 단숨에 매혹시켰다.
1958년 그녀는 추상화의 원조라 불리는 로버트 마더웰(Robert Motherwell, 1915-1991))과 결혼했다.
Motherwell and Helen Frankenthaler in Provincetown, summer of 1961
그들의 그림이 이렇게 닮았던 적이 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영감을 주고 받았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Robert Motherwell, Beside the Sea No. 22, 1962
Helen Frankenthaler, Untitled from ''What red lines can do'', 1970
동양의 선 사상에 깊이 빠져 있었던 마더웰을 사랑했으니, 헬렌도 선 사상에 영향을 받았던 것같다.
1962년부터 그녀는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더욱 강렬한 색채와 염색 기법을 고수하면서 이미지(형상)와 캔버스의 표면(바탕)이 배경없이 완전히 일치하도록 했다.
1964년에는 그린버그가 기획한 후기회화적 추상(Post-Painterly Abstraction) 전시에 참여하여
추상표현주의의 2세대 화가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1968년 그녀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예일 대학 캘훈 칼리지의 특별 연구원에 선정되었다. 1973년에는 스미스 칼리지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그녀의 작품들은 대부분 가로, 세로 기본 1m가 넘는 대형 작품들이다.
Giving Up One’s Mark, Helen Frankenthaler in the 1960s and 1970s (뉴욕 알브라이트-녹스 아트 갤러리 2015년 전시 전경)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서, 물감의 스며듬과 흘러내림 속에 나는 나의 모든 생각들을 자유롭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러보낸다.
(다음에 계속…)
최지혜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 아트컨설턴트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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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