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슬람 풍자 옹호에 중동 국가들은 '불매 운동'
프랑스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표현의 자유라며 옹호하고 이슬람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서자, 쿠웨이트, 카타르, 요르단 등 중동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퍼지고 있다.
지난 5일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한 중학교 역사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 의해 거리에서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 사건 이후 프랑스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고 옹호했다.
지난 16일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소재로 표현의 자유 관련한 토론 수업을 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살해된 뒤 나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으로 중동의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주의자들이 우리의 미래를 원하기 때문에 그가 살해당했다”며 “우리의 만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교사 살해 사건 발생 전인 10월 초부터 ‘이슬람 분리주의’와 싸우겠다며 이와 관련 법 제정 계획 의지를 확인하는 등 중동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쿠웨이트의 소비자협동조합연합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모독이 계속되고 있어 상점에서 프랑스 제품들을 철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카타르 주요 슈퍼마켓 체인인 알미라와 수크알발라디도 프랑스 제품 판매 중지를 선언했으며, 카타르대학은 이슬람교와 이슬람 상징에 대한 의도적인 모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프랑스 문화주간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요르단 상점들도 화장품 등 프랑스 수입품들을 철거하는 등 불매 운동에 동참했다.
중동 최대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소셜미디어에 프랑스 제품 불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판매 중단 움직임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쿠웨이트에서는 프랑스산 치즈가 일부 상점에서 제거되었으며 여행업자들은 프랑스행 비행기 예약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 운동이 중동에서 계속 번지자 프랑스 외교부는 강한 어조의 성명을 통해서“극단적인 소수가 근거 없는 불매 운동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런 주장은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및 증오 선동 반대를 위해 프랑스가 지켜온 자세를 왜곡하고 있다"고 증오심이 표출되는 불매 운동 중단을 촉구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프랑스를 책임지고 있는 이가 방향을 잃었다”며 “정말로 (정신과)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이슬람 종교행사에서 "프랑스에서 터키 제품을 사지 말자고 하는 것처럼 프랑스 상표가 붙은 제품은 믿지 말고, 프랑스 제품은 사지도 말자"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과 무슬림(이슬람 신자)에 대한 적대 정책은 몇몇 유럽 국가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 정책이 되고 있다"며 "서구 국가에서 무슬림이 되고 이슬람 식으로 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도 트위터에 쓴 글에서 “폭력을 저지른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이슬람을 공격함으로써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는 건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터키, 이란, 요르단 및 쿠웨이트 등이 무함마드 풍자화의 게재를 비판했다. 이 풍자화는 프랑스의 언론 매체 샤를리 엡도에 처음 게재 되었으며 이로 해서 이 풍자 신문은 2015년 1월 이슬람 테러리스트 공격을 받아 12명이 살해되었다.
이슬람협력기구(OIC) 또한 "프랑스-무슬림 관계를 물 속에 가라앉힐 위험이 있는 모모 프랑스 지도자들의 언변"를 비난했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모든 테러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이 기구는 선지자의 "신성모독 카툰 만화을 지속적으로 출간 게재하는 것"을 공격했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도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프랑스어로 글을 올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독설을 퍼부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급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개인적 독설은 유럽연합(EU)이 터키와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어젠다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결책을 멀어지게 할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비판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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