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로 글로벌공급망 재편 뚜렷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제재를 가한 이후 미국 수입시장을 둘러싸고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7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3,351.8억 달러(2017년 기준) 규모의 중국산 수입에 7.5~25%p의 추가관세를 부과 중이다.
제재 규모는 대중국 수입의 66.4%, 대세계 수입의 14.3%(금액기준)에 달하며 미국의 제조업 평균 관세율 수준(3.1%, WTO)과 비교할 때 제재 규모와 수위 모두 강력한 수준이다.
2020년 1월 서명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2019년 9월부터 시작된 4차 제재의 추가관세 수준은 15%p에서 7.5%p로 인하되었고 2019년 12월로 예정되었던 1,6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 계획은 철회되었다.
미국이 자국 정보 보호라는 미명하에 강행하는 첨단기술 제재로 중국 때리기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산업 절대 우위를 내주지 않기 위해 연합세력을 구축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군사행위, 국가안보, 외교적문제 등 국가 이익에 저해할 우려가 파다한 한 의심 제품에 대해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수출, 재수출행위를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이 이와 같은 규정을 포석으로 본격 기술전 공세를 하게 된 계기는 화웨이 제재다. BIS는 지난 8월 화웨이 임시허가를 만료시켰고 해외직접생산규칙(FDPR)은 미국 기술, 소프트웨어, 장비를 10% 이상 사용한 제품을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하게 강제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품목 전체 수입 중 중국산 비중이 2018년 상반기 17.25%에서 올해 상반기 13.21%로 4.04%p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베트남(+1.30%p)과 대만(+1.04%p), 한국(+0.87%p), 싱가포르(+0.54%p), 태국(0.52%p)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점유율이 상승해 중국과 대조를 보였다. 특히 아세안 10개국의 점유율은 7.65%에서 10.74%로 3.09%p나 늘어나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의 제재품목 중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품목은 산업용 전자제품·반도체·가전 등 전기·전자제품, 기계류, 생활용품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제품의 중국산 점유율은 2018년 상반기 35.3%에서 올해 상반기 15.7%로 2년만에 14.11%p나 하락했다. 반면 농축수산물, 비철금속제품 등은 제재의 영향이 미미했다.
제재 이후부터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미국 경기는 호황을 지속하였고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증가하여 제재 이후 대중국 수입 감소의 상당부분은 제3국으로 전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경제는 낮은 실업률과 개인소비 호조에 힘입어 2017년 2.4%, 2018년 2.9%에 이어 2019년 2.3%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여 경기 확장국면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중국을 제외한 주요 수입국으로부터의 수입 수요도 일제히 증가했다.
최근 2년 사이 미국 수입시장 구조가 급변한 것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 이후 기업들이 미중 분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 이외 지역으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결과로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면서 공급망 다변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국 무역제재(관세부과)로 우리나라는 특히 중간재 수출을 중심으로 제재의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재품목 수입시장 중 중간재 부문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8년 상반기 4.13%에서 올해 상반기 5.29%로 1.16%p나 상승하며 독일, 일본, 대만, 베트남 등 경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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