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국제 사회,디지털 화폐 개발 전쟁 서막 열어
전 세계 66개국 중앙은행 가운데 유럽연합(EU),일본,한국을 포함한 80% 이상에 해당하는 50여국 이상에서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전쟁에 뛰어들면서 기축통화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각국이 디지털 화폐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디지털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이에 걸맞은 지불결제 수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도 디지털 화폐 개발에 기름을 부었다.
디지털 화폐란 블록체인(분산저장)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은행이 발행 및 보증하는 전자화폐이다.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지폐나 동전처럼 액면가격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발행 주체가 민간이고, 시장가격 변동성이 높은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PIDC: Privately Issued Digital Currency)와는 차이가 있다.
제1위 기축통화국 미국이 주춤한 사이 G2 경제 대국중에 하나인 중국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개발을 서두르는 것도 각국 중앙은행이 CBDC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은 디지털 경제 시대 기축통화국 지위를 중국에 빼앗길 것을 우려해 적극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유럽과 일본은 CBDC 시장을 선점해 향후 국제금융시장을 선도하거나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CBDC를 연구하기 시작해 현재 베이징, 상하이, 톈진 등 대도시에서 '디지털 위안'을 시범 운영으로 공식적인 디지털 위안화 발행 시점이 임박했다는 전망이다.
중국은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디지털 화폐를 실제로 발행을 목표로, 10월 초에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와 함께 시민 5만명에게 총 1000만 위안(약 17억원)의 CDBC를 추첨을 통해 200위안(약 3만4천원)씩 지급, 슈퍼마켓, 음식점 등 상업시설 3389곳에서 쓰도록 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와같은 중국의 선제적 도전에 제2 기축통화국인 유럽중앙은행(ECB)도 10월 초 디지털 유로 발행에 대한 공개 논의를 공식 선언했고, 늦어도 내년 중반께 디지털 유로를 발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올 7월 각료회의를 통과한‘2020년도 경제제정운영개혁 기본방향’에 CBDC 실증실험 검토, 실시 문구를 새롭게 추가하는등 개념적 연구를 넘어선 범용 CBDC 실험 수행계획을 발표 했다.
한편,한국 중앙은행도 2021년에 디지털 화폐 테스트를 목표로 올 7월까지 1단계로 CBDC 설계와 기술검토를 마쳤고,2단계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거쳐, 내년 중 3단계로 발행해 유통은 민간이 하는 현금유통 방식의 시험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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