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코로나 감염자수 폭발에도 정치권 무능해 '비판 쏟아져'

by 편집부 posted Nov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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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코로나 감염자수 폭발에도 정치권 무능해 '비판 쏟아져'



현재 동유럽에서도 감염자 수는 폭발하고 있다. 특히 체코의 상황은 심각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능력 부족을 드러내고 있고 국민들의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

 유럽에서 제일 심각한 감염률, 주민 10만명 당 가장 높은 코로나 19 사망자 수, 의료 인력의 한계 봉착, 단호한 접촉 및 외출 제한 정책, 다수의 상점 폐쇄 등 체코에서는 코로나 위기 상황이 현재 연초 보다 훨씬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Spiegel)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국면에서 체코 총리이자 백만장자인 안드레이 바비스(Andrej Babis)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초콜릿 케이크 사진과 함께 이모티콘을 올리며 많은 체코 국민들은 당황시켰다. 
결국 이 게시물은 국가적 뉴스를 만들어냈고, 총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현재까지 3천명 이상의 방문자가 글을 남겼다. 

국민들은 댓글을 통해 총리에게 기록적인 수의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것을 상기 시키며, 어떤 이들은 총리의 사려없는 게시글에 대해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 위기 상황 중 바비스 총리의 유일한 실수는 이 게시글뿐만이 아니었다. 
바비스 총리는 많은 부분에서 무신경함을 보여주었고 일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느슨하게 유지된 코로나 관련 조치들은 지난 몇 주 동안 체코가 다시 한 번 본격적인 코로나 대유행을 겪는데 기여했다. 10만명 당 1,3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체코는 유럽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심각하다. 벨기에만이 현재 체코와 비슷한 수준인 10만명 당 감염자 1,000명 이상의 지표를 보이고 있다.

8월 말 바비스 총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 있게 체코의 사회적 일상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자유롭다고도 말했다. 전 보건부 장관인 아담 보이테흐가 증가하는 감염자 수에 따라 엄격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시했을 때, 바비스 총리는 이 조치를 즉각 반대했었고, 결국 9월에 감염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바비스 총리는 그 사이에 여러 번 공식적으로 코로나 위기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잘못된 조치에 대해 사과했었다. 지난 목요일에 있었던 언론 담화에서도 다섯 차례 사과를 표명했지만, 많은 체코의 언론들과 국민들은 이 사과를 형식적인 수사로 평가했다.

 하지만 중부?동부 유럽에서 체코만이 느슨한 코로나 관리와 정치권의 무능함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발트해 연안 국가 몇몇의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부?동부 유럽 국가들의 감염자 수는 잘못된 조치들의 결과로 지난 주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이 지역들의 코로나 19에 의한 사망률도  부분적으로 유럽 평균보다 확실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나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그리고 불가리아에서 사망률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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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현상의 몇몇 원인들을 슈피겔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우선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은 의사와 의료 인력들이 부족하다. 의사들 중 많은 수가 서유럽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의료인에 대한 추가 수당 등을 지원했지만, 단기적인 조치로 이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다. 특히나 상황이 심각한 것은 폴란드다. 10만명당 238명의 의사(2017년 조사)를 가진 폴란드는 유럽 연합 내에서 가장 낮은 지표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실제로 많은 의료 인력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 또한 병원의 집중치료 병상 중 많은 수도 이미 환자들로 채워져 있다. 이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감염자 수를 고려해 정부는 지난 주에 야전병원들을 세우는 것을 시작했다.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폴란드 정부가 지난 여러 달 동안 적절한 코로나 관리보다 이데올로기 다툼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지난 8월에 보건부 장관인 우카시 수모브스키(Łukasz Szumowski)는 부패혐의로 인해 퇴진한바 있고, 폴란드 대통령 안제이 두다(Andrzej Duda)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바 있다.

 또한 선거 전략적 이유에서 지난 여름 체코, 세르비아, 루마니아, 몬테네그로 등의 나라는 코로나 방지 대책을 매우 강하게 완화하거나 단순히 무시했었다. 또한 이 나라의 정치인들과 고위 공무원들은 코로나 방지 대책 위반을 정당화했고, 이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에서부터 여행 제한 권고를 지키지 않는 것까지 다양했다. 헝가리 정부가 국민들에게 “더 많이 발라톤(헝가리 서부에 위치한 중부 유럽 최대 호수)으로, 아드리아해로는 더 적게“라는 휴가 구호를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외무부 장관인 시야르토 페테르(Szijjarto Peter)는 지난 여름 비밀리에 아드리아해에서 호화 요트를 타며 휴가를 즐겼던 것이 드러나며 국민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체코에서는 얼마 전 임명된 보건부 장관 로만 프리물라(Roman Prymula)가 자신이 내놓은 엄격한 코로나 규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자정 무렵 장관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한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것이 목격되었는데, 장관이 발표한 규칙에 따르면 식당들은 폐쇄되어야 하고 쇼핑을 위해 외출하는 것도 22시까지로 제한되어 있었다. 또한 체코는 야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당시 체코에서 신규 감염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고 국민들은 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혔다.

 정치권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체코 총리는 우선 지난 26일에 보다 엄격한 코로나 대책안을 발표했다. 총리는 “다음 주는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만약 기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조치를 강화하는 것 말고는 남은 대안이 없다.“라고 영상을 통해 이야기했다. 결국 그 날 저녁 추가적으로 조치가 발효되었고, 이로 인해 체코에선 야간 외출이 제한되고 있다.

 체코의 정치학자인 이지 페헤(Ji?i Pehe)는 슈피겔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비스 정권의 혼란스러운 코로나 관리와 더불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신뢰를 더 잃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체코 정부의 결정을 지키는 것을 거부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신뢰의 침식은 매우 위험하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체코 총리는 프리물라 장관의 불법 행위에 대해 놀랐고 그를 면직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바비스 총리 또한 국민들에게 휴가는 체코 내에서 보내자고 권고한 후, 8월에 자신의 가족들과 크레타섬에서 휴가를 즐긴바 있다. 이러한 동부 유럽 정치권의 무책임함이 현재 닥쳐온 코로나 2차 대유행을 더욱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독일 유로저널 김지혜 기자
eurojournal0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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