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터키와의 갈등 속 무역제재 시사
터키의 동지중해 자원탐사와 프랑스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보복
유럽연합(EU)가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에 대해 관세동맹 중단보다 무역조치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EU와 터키는 터키의 동지중해 자원탐사 및 이슬람교도 관련해 프랑스 상품 보이콧 선언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터키와의 영해분쟁 당사자인 그리스와 사이프러스는 터키가 무역협정 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관세동맹의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터키 해안에서 지척인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오루츠 레이스의 탐사 작업 해역은 키프로스 섬과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이 때문에 터키-그리스·키프로스가 해당 해역에서의 천연자원 탐사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터키는 지난 8월에도 오루츠 레이스를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 투입해 천연가스 매장 탐사를 벌인 바 있으며, 10월말까지의 탐사 계획 발표를 11월 4일로 연장했다.
또한, EU는 터키의 프랑스 상품 보이콧 선언이 양자 협정(관세동맹 협정, 농산품·석탄·철강 자유무역협정 등)의 기본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터키의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은 지난 16일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소재로 표현의 자유 관련한 토론 수업을 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살해된 뒤 나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주의자들이 우리의 미래를 원하기 때문에 그가 살해당했다”며 “우리의 만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교사 살해 사건 발생 전인 10월 초부터 ‘이슬람 분리주의’와 싸우겠다며 이와 관련 법 제정 계획 의지를 확인하는 등 중동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프랑스를 책임지고 있는 이가 방향을 잃었다”며 “정말로 (정신과)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터키가 EU 국가보조금규정을 채택하지 않고 EU 의약품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며 약속 불이행을 지적했다.
EU는 터키 제재 방안으로 양측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관세동맹 중단 대신 반덤핑 조치 등 무역제재를 검토중이다.
베른트 랑게 국제통상위원장은 對터키 자동차 투자 등 터키와의 밀접한 경제관계로 관세동맹 전면 중단이 오히려 EU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유럽의회 관계자는 관세동맹 중단 위협 또는 논의 자체가 터키의 국제적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고, 터키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U는 연초 열연강·평강 등 터키산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내년 1월 관세부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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