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 예술칼럼

요즘 가장 핫한 예술가는? 양혜규 (1)

by 편집부 posted Jan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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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예술 칼럼 (269)
요즘 가장 핫한 예술가는? 양혜규 (1)



2. 양혜규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해 온 양혜규(1971-)는 재료, 방법, 역사적 재료, 그리고 감각적 경험 등을 자유자재로 섞어가면서 다양한 미디어로 장르를 오가는 작가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그는 흔히 엄청난 양의 아카이브를 확보한 그야말로 지식의 힘을 지닌 작가다. 

1양혜규.jpg
양혜규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 13 등 대형 국제 미술 행사에 참여한 바 있고, 파리 퐁피두센터,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 등과 파리, 밀라노, 시드니 등 전세계를 오가며 전시를 하고 있다.  

 2019년에 그는 10월 21일 뉴욕 현대미술관(MoMA) 재개관을 기념하는 전시에 참여해 도널드 B. 캐서린 C. 마론 아트리움에서 ‘양혜규: 손잡이(Haegue Yang: Handles)’ 대형 신작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전시는 올해 2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2Installation view of Haegue Yang, Handles, 2019.jpg
Installation view of Haegue Yang: Handles, 2019

이것은 토착 혹은 의사(擬似) 공예 전통에서 역사적 아방가르드, 비전(秘傳)의 종교철학과 동시대의 정치적 사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그의 심층 연구에서 기인한 멀티미디어 설치작품이다. 

여섯 점의 소리 나는 조각과 함께 현혹적인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대형 벽 디자인과 빛과 소리의 유희가 곁들어진 복합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3Haegue Yang, Sonic Coupe Copper – Enclosed Unity from the installation Handles. 2019.jpg
Haegue Yang, Sonic Coupe Copper – Enclosed Unity from the installation Handles, 2019 (Commissioned for the Marron Atrium by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Haegue Yang and Greene Naftali, New York. Image courtesy Studio Haegue Yang)

이동과 변화를 위한 물리적 촉매제이자 접촉점으로 양혜규는 손잡이를 사용했다. 사람과 사물 간의 일상적 접점에 주목하면서 수십여 개의 붉은색 강철 손잡이가 삼면의 벽에 걸쳐 빛을 분산시키는 홀로그램과 검정 스티커로 콜라주 된 대형 벽화 위에 배치되어 자체적인 무늬를 만들어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벽화 위의 손잡이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각물에 부착된 손잡이는 각기 독특한 형태를 띤 여섯 점의 구조물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오픈소스(open-source) 손잡이 디자인을 활용한 세 점의 조각물은 관객들이 손잡이를 직접 잡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조각물에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바퀴가 달려있었다. 

이것들은 모두 몸체 표면 전체가 방울로 뒤덮혀져 미래적인 동시에 원시적인 면모를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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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gue Yang, Sonic Handles - The Fourth Force from the installation Handles, 2019 (Commissioned for the Marron Atrium by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Haegue Yang and Greene Naftali, New York. Photo: Nick Ash)


퍼모머에 의해 조각물이 활성화되면 방울은 은은한 소리를 냈다. 

5Haegue Yang. Sonic Handles – Law of Three Bodies from the installation Handles. 2019..jpg
Haegue Yang, Sonic Handles - Law of Three Bodies from the installation Handles, 2019 (Commissioned for the Marron Atrium by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Haegue Yang and Greene Naftali, New York. Photo: Nick Ash)

이렇게 조각의 물성에 촉각적, 청각적 요소가 첨가되어 작품은 마치 살아서 퍼포머, 그리고 공간 전체와 에너지를 상호 교류하는 것 같다. 퍼모먼스는 점차적으로 일종의 주술 의식을 진행하는 것처럼 흘러간다.   

6Haegue Yang. Sonic Handles – Law of Three Bodies from the installation Handles. 2019.jpg
Haegue Yang, Sonic Handles - Law of Three Bodies from the installation Handles, 2019 (Commissioned for the Marron Atrium by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Haegue Yang and Greene Naftali, New York. Photo: Nick Ash)


작품의 움직임에 따라 나는 방울의 소리는 작가의 오랜 탐구를 반영하고 있었다. 

그는 이주와 흩어진 사람들을 의미하는 디아스포라, 즉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있는 유대인 등의 사회적, 정치적 모델을 시사하는 현상에 대해서 오랜 기간동안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두 개의 조각을 위해, 스위스 출신의 소피 토이버-아르프(Sophie Taeuber-Arp, 1889-1943)의 ‘쿱 다다(Coupe Dada)’라는 소형 조각물을 참조했다.

7Sophie Taeuber-Arp, Coupe Dada, 1916.jpg
Sophie Taeuber-Arp, Coupe Dada, 1916


또한 신비주의 철학자 게오르기 이바노비치 구르지예프(G. I. Gurdjieff, 1866-1949)의 인간 성격 연구에서 인성 유형을 나타내는 9각형 기하학인 에니어그램도 인용했다.  

8G. I. Gurdjieff, Enneagram, 1949.png
G. I. Gurdjieff, Enneagram, 1949


여성 미술작가이자 무용가, 건축가, 교육자였던 소피 토이버-아르프(Sophie Taeuber–Arp)와 철학자 게오르기 이바노비치 구르지예프(G. I. Gurdjieff)는 어떠한 경향이나 사조, 장르에 편입되지 않으면서 소위 중간자적으로 살아온 인물들이다. 

(다음에 계속…)

최지혜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 아트컨설턴트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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