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LH특검과 국회의원 전수조사' 사실상 거부해
국회의원 300명중에서 76명이 자신이나 배우자 명의로 농지 소유
검찰, 부동산 관련 수서비리,한보사건,해운대 LCT 등 권력 개입 의혹 사건 제대로 사정 못해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LH특검’과 ‘국회의원 300명 전수조사’에 대해 사실상 거부하고 나서자 정치권에서는 '발목 잡힐까하는 우려'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영선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는 12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어제 정부 합동조사단 발표가 있었으나 시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며 “공직을 이용한 부당한 이득을 몰수하고 투기의 고리는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저 박영선, 특검을 정식으로 건의한다”며 “불공정한 이익 취득은 서민의 꿈을 빼앗고 공정을 허무는 반사회적인 행위다.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같은 박 후보의 주장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에서 양자회동을 하고 국정 현안을 논의하면서,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공개적으로‘LH특검’을 건의한 특별검사팀 출범을 제안했다.
하승수(변호사)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MBC 라디오 표<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 21대 국회 들어서도 계속 시민단체들이 국회의원 300명 중에 76명이 자신이나 배우자 명의로 농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문제제기해왔다."고 밝혔다.
김종인 대표,“뭐 한 번 해보죠”
민주당의 국회의원 300명 전수조사 제안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직자는 자기 주변 관리를 철저히 잘해야 한다. 공직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남편이나 이런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취득해서 투기 활동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뭐 한 번 해보죠”라고 답했지만, 일부 의원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부동산 투기 국회 전수조사 제안’을 환영한다면서 “국민 앞에 당당해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내일부터 당장 여야 국회의원 300명의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에 착수하자”고 화답했다.
주호영, '민주당부터'로 사실상 거부
이와같은 김태년 대표의 제안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특검을 피할 이유는 없지만 검찰 중심으로 신속한 수사를 한 이후에 특검을 논의하자”고 조건을 달면서 "우선적으로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사 경험이 있고 대량 수사 인력 동원이 가능한 검찰이 하자”고 사실상 거부를 했다.
특정 정치 현안이 터질 때마다 야당이 특검을 제안하고 여권은 난색을 보여 왔지만 이번에는 민주당의 제안을 국민의힘이 께름칙해 하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 김 대표가 제안한‘국회의원 300명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는 '피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개발 정보는 대체로 여당, 개발 정책 권한이 있는 쪽이 알고 야당은 접근할 수 없으니‘선 민주당 후 국민의힘’"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피해 나아갔다.
홍준표,민주당 제안 찬성하며 야당은 두 제안 받아야
이와같은 국민의 태도에 국민의힘 복당을 노리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2일 국민의힘을 향해 “제3자로부터 당당하게 조사 받아라. 그건 오히려 야당이 공격할 의제”라며“속시원하게 특검도 받고 전수조사도 받아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의원은 “특검도 반대하고 전수조사도 반대하고 셀프조사나 하자고 하고, 도대체 야당이 뭐가 켕겨서 당당하게 제3자로부터 혹독하게 조사도 못 받고 뒷걸음치나”라며 “그래서 야당 하겠나”라고 일침을 놓았다.
홍준표 의원은 또 “부동산 투기 색출에 여야가 어디 있나. LH 본부장이 자진까지 한 마당에”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의 ‘국회의원 300명 전수조사’ 제안에 대해 “이건 민주당이 참 잘하는 것이고 나는 절대적으로 찬성한다”며 “이걸 반대하는 국회의원은 아마 한 사람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조사하면 주호영 등 야권 치명타(?)
박영선 후보도 국민의힘이 자신이 제안한‘LH 특검’을 거부하자 “부동산 수익 때문에 소극적인가”라며 역공에 나섰다.
박 후보 측 황방열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만 해도 특검 발족 시간은 대폭 단축될 것”이라며 “특검을 준비한다고 해서 다른 진실 규명 노력을 중단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통해 주 원내대표는 서울 반포동에 시세 45억 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새 아파트도 2채나 분양받은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며 “그가 최근 소극적 모습을 보이는 게 이 놀라운 부동산 수익 때문은 아닌지 의아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은 고민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무엇을 숨기고 싶어 특검을 거부하나”라고 압박하면서 “이제 의혹만 가지고 쏟아내는 정치 공세를 멈추고 엄정한 진상규명의 시간을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숨길 것이 없으면 두려울 것이 없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는 ‘LH 부동산 투기 사건 특검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직접 수사 어려워
검찰 직접 수사에 국민 반발도 클 듯 '못믿어'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수사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주도로 이뤄지는 것을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고 언급해 사실상 검찰의 수사 참여를 주문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명보다 차명거래가 많을 것이라면서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대대적으로 ‘돈 되는 땅’을 전수조사하고 매입자금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등 6개 분야로 제한 축소됐다.
이중 공직자범죄의 경우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법관, 검사, 4급이상 공무원, 공기업 임원 등이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독직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러야 검찰의 수사범위에 포함된다. 부패범죄는 4급 이상의 공직자여야 하고 뇌물범죄의 경우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은 부패범죄나 공직자범죄에 포함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는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형태로 보아 '자기 식구 돌보기'에 나설 것이 분명하기에 큰 손은 안 잡히고 피래미만 손 보게 될 수 있다는 점에 국민 반발도 클 수 밖에 없다. 이미 최근 불거진 부산 해운대 'LCT 부정 분양 사건'이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부동산 시장의 부패
사정 제대로 못한 검찰 책임 가장 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공화국’과 ‘부패공화국’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특혜분양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23년 전 이영복의 개발특혜사건을 희대의 부패사건으로 파헤친 것은 저였다”라고 전했다. “당시 국회에서 검찰을 향해 제가 드렸던 말씀은 오늘날의 검찰에게도 상기시키고 싶을 정도로 아직도 유효하다. 검찰은 강산이 두번 바뀌는 세월 동안 어쩌면 하나도 변하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IMF 외환위기는 부패와 정경유착으로 자본의 흐름을 왜곡한 것도 한 원인이었다"며 "부동산 개발비리인 수서비리, 한보사건 등 권력이 개입한 의혹 사건을 제대로 사정하지 못한 검찰의 책임도 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이영복씨를 수사했던 검사가 그의 변호인으로, 이후 측근이 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언급하며 "저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며 "'검찰이 저렇게 부패하고도 당당할 수가 있나?' 하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엘시티의 특수부 담당 검사 임관혁, 이를 적당히 얼버무린 수사를 한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이제와서 검찰이 대형부동산비리 수사를 하면 제대로 할 수 있고 정의롭다는 전 검찰총장 윤석렬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이영복과 같은 부동산 불패신화를 조장한 세력은 바로 막강한 수사·기소 권한을 가지고도 제대로 수사·기소를 하지 않고 유착한 검찰"이라며 "검찰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그 과정에서 불법과 비리는 없는지 엄정하게 수사를 했어야하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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