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세 부과 예정대로 추진에 對美 무역전쟁 불가피
미국과 타결 장기화 예상에 EU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충당 위해 예정대로 법안 추진
유럽연합(EU)가 세계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의 디지털세 협상경과와 관계없이 EU 디지털세를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디지털세는 EU가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제안이다. 이 방안은 애플, 구글 등 미국 IT 기업들이 벌어들인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것이 골자이다.
이들 기업은 본사를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에 세워 놓고 온라인 광고, 광고 이용자 데이터 판매 등을 통해 실제로 수익을 얻는 국가에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아 문제가 됐다.
즉 IT 기업의 소득 이전 행위를 막고, 영업하고 있는 국가에서 수익이 발생했을 때 알맞은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거릿 베스타거 EU 부집행위원은 3월 23일 OECD 디지털세 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일부 양보에도 불구, 예정대로 EU 디지털세 법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미국 신임 행정부는 '세이프하버(Safe Harbor)' 방식의 자발적 디지털세 주장을 철회하고, 프랑스 등에 부과할 예정이던 디지털세 관련 보복관세도 잠정 보류했다.
미국의 입장변화 등 OECD 협상 진척전망에도 불구, 타결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EU는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충당을 위해 예정대로 법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EU 디지털세 도입이 OECD 협상에 장애가 되거나, 차별적 규정으로 인한 교역상대국과 통상마찰 발생을 피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세제를 디자인할 것임을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디지털세 도입과 관련한 공개의견조사를 4월 12일까지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6월 경 법안을 제안, 2023년 발효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EU 집행위는 글로벌 매출 7억5천만유로 및 역내 매출 5천만유로 이상의 기업에 3%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EU 디지털세 법안을 2018년 처음 제안했었다.
이에 대한 아일랜드, 스웨덴, 핀란드 등 일부 회원국의 거부로 세제 도입이 회원국 만장일치 의결 수에 못미쳐 무산되자,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이 자국내 독자적 디지털세를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ECON)는 23일(화) 채택한 결의안에서, '만장일치 의결 불발시 EU 집행위가 EU 구성 조약에 따른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어,EU조약 116조 발동을 통한 가중다수결 의결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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