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의심에도 여전히 백신 공급을 둘러싼 갈등
유럽 국가들이 자국 내에서 생산된 백신 수출을 통제하는 것에 대해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 유럽연합은 “상호성”과 “비례성”에 기반해 백신 수출 대상국의 백신 접종 상황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상황 등에 따라 유럽연합 내에서 생산된 백신 수출을 통제하는 안을 제출했다.
이는 특히 영국을 지적한 것이라고 예상되었는데, 지난 1월부터 영국 내에서 주로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공급이 불충분한 것에 대해 유럽연합 내에서 꾸준한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수출 대상국의 백신 접종 상황을 살피게 되면, 현재 가장 성공적으로 접종을 해 나가는 영국이 수출 가능 지역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3월말까지 유럽연합에 전달하기로 한 양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3천만 도스만 제공할 예정인데, 문제는 이것이 영국 내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는 모습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백신을 둘러싼 유럽연합과 영국과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아스트라제네카 공장은 주로 영국에 있으며 벨기에에 하나가 위치하는데, 그간 아스트라제네카는 벨기에 공장의 생산 능력 때문에 충분한 양을 공급하지 못한다고 설명해왔다.
영국에는 화이자를 생산하는 공장이 없으며 이는 모두 유럽연합에서 수입된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영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유럽 내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수출해 왔으며, 다른 국가들이 유럽의 마인드를 본받기를 바란다고 응수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연합의 수장들이 지난 목요일 발표한 것처럼 이 둘은 상호의존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백신 관련 수출을 통제할 경우, 영국과 유럽연합 모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 백신과 관련된 문제는 수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백신 전반에 대한 음모론만이 아니라 그간 다양한 언론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을 표출해왔다. 특히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이 백신이 65세 이상에서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고, 유럽 여러 국가들이 혈전 생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접종을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유럽의약청 (European Medicines Agency)에서 백신 접종으로 인해 혈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백신을 맞음으로써 얻는 이득이 더 크다는 결과를 발표한 이후 다시 접종을 제개해왔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불신의 태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불충분한 공급을 두고 항의하는 모습은 일견 모순적인 태도로 보이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유럽연합이 영국과의 협의를 통해 윈윈 (Win-win) 전략을 찾자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상태이지만, 연합 내에서 지속적으로 공급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경우, 수출 제한이라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27개국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월 25일 화상 정상회의를 개최한 후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수출 허가 권한의 사용 뿐 아니라 투명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라며 "글로벌 가치 사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이 백신 생산의 예측 가능성 보장과 계약 납기일을 준수해야 함을 재확인한다"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들을 만나, "EU는 백신의 생산과 보급에 필요한 공급망을 훼손 시켜서는 안된다"라며 "수출 제도에 대해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을 방해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우리와 계약을 맺은 회사들이 그 계약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이 있다.우리 국민에게 백신을 공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 후 "EU는 아스트라제네카(AZ)는 역내에 납품해야 할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기업들의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라며 "유럽 위원회가 시행하고 있는 수출 통제 정책을 지지한다. 일부 제약회사들이 유럽인들에 대한 약속을 존중하지 않는 한 우리는 모든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지지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영국의 백신 접종 비율은 인구 100명 당 45명으로, EU의 평균 100명 당 13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영국 유로저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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