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 선출, 검찰과 언론 개혁 등 친문계에 힘실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가 0.59%포인트 간발의 차로 친문계인 홍영표 후보를 간발의 차로 이기고 당 대표에 취임했지만, 검찰개혁을 주장하면서 최고위원직에 나선 친문계가 5 석중에 3석을 차지함으로써 쇄신요구는 침몰했다.
앞서 강성 친문(친 문재인) 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었고, 최고위원 5명 중 검찰개혁 등 개혁과제를 내세운 3 명의 친문계가 가장 높은 득표율 1,2위를 차지하면서 선출된 것이다.
최우선 과제로 '민생과 개혁' 갈등
친문 다수가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벌써부터 노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영길 대표와 비문 성향 지도부는 부동산·코로나19 백신 등 민생 이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친문 지도부는 검찰개혁을 비롯한‘개혁과제’ 완수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일찌감치 친문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민주당 김용민 의원(17.73%)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으로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지난해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병에 전략공천됐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민주당 강성 초선 모임‘처럼회’에서 활동하며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등 민주당 검찰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은 인물은 민주당 강병원 의원(17.28%) 역시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며 친문 그룹인‘부엉이 모임’과 친문 싱크탱크‘민주주의4.0’의 창립 멤버다. 강 의원은 서울 은평구을에서 내리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마지막 친문 김영배 의원(13.46%)은 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성북갑에 공천됐고, 국회 문턱을 넘었다.
계파색이 명확한 편이 아닌 백혜련 의원(17.21%)은 득표율 3위를 기록했다.
백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 ‘검찰개혁 1호 인사’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백 의원은 20대·21대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역임했다.
여기서 백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의 선봉에 섰다.
전혜숙 의원(12.32%)은 18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왔다. 이후 광진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도부, 민심과 당심 놓고 시각차 뚜렷
지난 3일 지도부 첫 회의에서 또 민심과 당심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송 대표는 민주당의 변화를 언급하며 동시에 재보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코로나19 백신 확보, 부동산 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꼽으면서 당내 민주주의 강화와 국민 소통 확대를 내세웠다.
이른바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논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김용민 최고위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생과 개혁은 다르지 않다”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부동산 투기 근절 등을 예고했다.
송 대표는 코로나19 등 민생에 집중할 것으로 예고했지만, 김 최고위원은 검찰개혁 등에 속도감을 불어넣었다.
친문 색이 옅은 백 의원은 “국민이 동의하는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개혁에 대한 속도조절을 언급했다. 이어 “본인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며 “발전적 논의를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은 필수고,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강성 지지층들의 문자폭탄 논란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7일 김어준의 유튜브방송 '다스뵈이다'에서 출연하여 "(전당대회) 선거 내내 개혁만 얘기했다" "개혁을 빨리 속도감 있게 하고, 민생은 민생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고위원 선거에서 권리당원들로는 최저표를 얻은 김 의원은 비당원표에서 앞도적인 표를 받아 당선돠었다.
이날 진행자 김어준씨는 "(김 최고위원이) 무작정 반성만 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던 게 당원들의 마음에 와닿았다"며 재보선 이후로도 변하지 않은 그의 '개혁 DNA'가 최고위원 경선 '1위'의 배경이라고 추켜세웠다.
윤호중,민생 시급한 과제이지만
촛불 민심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친문 성향으로 평가받는 윤호중 원내대표는 10일 MBC라디오에서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고통받는 민생을 어떻게 살려갈 것인가가 시급한 과제"라면서도 "촛불혁명 이후 21대 국회에 국민들이 요구해온 검찰·언론개혁을 어떻게 해나갈지도 다 과제다. 검찰·언론개혁을 분명히 추진하겠다"며 개혁 의지를 놓지 않았다.
지난해 여당 내 '검찰개혁'의 키를 쥐었던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개혁 없는 민생은 없다"며 "검찰·언론개혁 대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은 국민과 개혁 집권세력을 이간시키고 개혁 진영 내 분란을 키워 개혁의 힘을 빼려는 반간계(反間計)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여당의 '민생' 강화 행보가 추 전 장관이 직접 나서 '개혁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강경파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이날 추 전 장관의 글을 공유하며 "지금 여기서 개혁을 그만두는 것은 '박근혜 정부'로 돌아가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부동산 정책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를 챙기고, 민생을 위한 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민생과 개혁을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 대표는 86세대 운동권 맏형이자 5선 중진으로 소신을 잘 굽히지 않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송 대표는 2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할 수 있고, 당 사무총장에 박완주 의원, 정책위의장에 윤관석 의원, 수석대변인에 고용진 의원등 비친문계를 임명해 지도부에 대한 장악력을 확보함으로써 친문계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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