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유럽의 홍수, 23년만에 최대 피해 발생해
국가별 기상청, 홍수 경고를 발령했으나 대피 등 대책 마련에 실패해
지난 주 서유럽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 15일과 16일, 서유럽 지역에서 시간당 180ml에서 200ml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고, 독일과 벨기에에서만 현재까지 180명 이상의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화와 전기가 끊겨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수백 명인 것으로 추정되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영국 BBC보도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th Rhine-Westphalia) 주와 라인란트팔츠(Rhineland-Palatinate)주, 자를란트(Saarland) 주가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벨기에에서는 리에주(Liege) 주의 피해가 가장 크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외에도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 스위스 역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유럽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지만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은 2000년대 이후로는 잘 발생하지 않은 일이다. 델프트 공과대학교 연구 포털(TU Delft) 의 한즈(Hanze) 1870-2016년 홍수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홍수는 1998년 이탈리아에서의 갑작스런 홍수로, 16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유럽 홍수 경보 시스템(EFAS, European Flood Awareness System)의 한나 클록(Hannah Cloke) 교수는 이번 홍수가 “시스템의 실패”라고 폴리티코 지에 전했다. 이미 지난 주 초에 강한 홍수 경보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부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독일 기상청에서도 경보를 지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발표했으며, 본인들에게는 대피 경보를 내릴 책임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에도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명백한 연결고리를 찾지는 못했지만 유로뉴스(Euronews)가 정리한 바에 따르면 기후학자는 두 가지 요인이 이 재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첫 번째는 높아진 온도이다. 온도가 섭씨 1도 올라갈수록 공기는 7% 더 많은 습기를 머금을 수 있다. 이는 공기가 더 오랜 시간 물을 머금게 하면서 가뭄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일단 한계까지 물을 머금으면 더 큰 비가 되어 내려온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열대지방과 극 지방의 온도차로 인해 성장하는 제트기류가 뜨거운 기운으로 인해 약해져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더 오랜 시간 같은 장소에 비를 내리게 했을 가능성이다.
아직 그 원인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전 세계에서 극도로 뜨거운 온도가 기록되는 등의 현상을 볼 때 이러한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사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미래의 지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영국 유로저널 김소연 기자
eurojournal10@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