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결국 인플레이션 전망치 인상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높였다.
하지만 중앙은행 측은 이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하며, 하반기 경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 채권 매입 속도가 다소 감소하며 금융권의 불안정성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유로 통화권 내에서 올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지수와 경제 성장률이 동시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이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9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2%로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 6월 중앙은행이 예측한 물가상승률 1.9%보다 상승한 수치이다. 중앙은행은 이 인플레이션 수치를 중기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일시적인 상승폭은 감수할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8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3%에 이르렀고 이는 약 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물가상승률 감소세를 보인 유로 통화권 국가들은 하나도 없었는데, 에스토니아는 물가상승률이 5%를 기록했고, 리투아니아 4.9%, 벨기에도 4.7%에 달했다.
이러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수치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이것이 코로나 위기 상황과 결부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 상승은 일시적인 상황이다. 이번 가을 유럽의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2022년에는 다시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석유 가격의 상승, 독일 내 부가가치세 할인 조치 종료, 원자재 부족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소속 경제학자들은 2022년 인플레이션 예상 수치를 1.5%에서 1.7%로, 2023년에 대해서는 1.4%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 경제학자들은 동시에 2020년 초반 경제 위기 이후 다시 높은 경제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 총생산은 올해에만 5%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에 예상된 경제 성장치는 4.6%였다. 유로 통화권 내 경제 성장이 점차 진척되고 있어, 올해 말에는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중앙은행은 현재 2022년에 4.6%, 2023년에는 2.1%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중앙은행 수석 경제학자인 필립 레인(Philip Lane)은 인터뷰에서 “유럽이 높은 접종율과 앞선 락다운 조치로 코로나 델타 변이에 의해 심각한 피해를 입는 지역에 속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 측은 올해 코로나 위기와의 분투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고, 이와 더불어 채권 매입 속도를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4/4분기에 비록 1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이 매입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이 규모는 2/4분기나 3/4분기 수준은 아니다.
또한 중앙은행 측은 이자율 조정 예정이 없다고 밝히며, 채권 매입을 전면적으로 멈추는 것 또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중앙은행의 공식 발표가 채권 매입 정책의 변경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 준비은행이 신호한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중앙은행도 금년도 채권 매입을 대폭 줄일 수도 있다고 판단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국립은행, 네덜란드 국립은행, 독일 연방은행 장들은 모두 언제 발권 은행들이 최종적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제외되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표명했다.
지금까지 이 긴급 채권 프로그램은 내년 3월 종료를 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독일 연방은행 장 옌스 바이트만(Jens Weidmann)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채권 프로그램이 갑자기 종료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단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종료해야 할 것이다.“라고 요청했다.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이 함께 시작됨과 동시에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 속도와 채권 프로그램 종료를 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 금융권의 불안감은 높아져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주식시장에서도 며칠간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빠지며 시세 손실이 다시 높아져갔다는 것이 불안정성의 증거가 되고 있다.
<사진: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전재>
독일 유로저널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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