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끈으로 머리를 질끈 동여맨 앳된 얼굴의 소녀들이 재잘재잘 수다를 떠는 모습이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출산을 앞두고 있는 예비엄마이거나 이제 태어난지 백일도 안된 갓난쟁이의 엄마들이다. 한국 사회의 오랜 편견과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미혼모”들. 아무도 원치 않았고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어린 엄마들의 작은 생명은 축복받지 못한 채 태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이들이 안전하게 출산하고 또 자립할 수 있는 보호시설이다. 그러나 이들을 돌볼 수 있는 기관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린 엄마들이 가장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진정한 자립을 위한 사후 프로그램까지 책임지고 있는 미혼양육모자 시설 애란원(원장:한상순 http://aeranwon.org)이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한상순원장은 "10대 미혼모들의 임신과 낙태가 평균 1년 만에 반복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한 지방의 미혼모 시설에서는 22명의 미혼모 가운데 10명이 재 임신으로 입소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한 원장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의 가정에서 학대받고 자란 아이들이 가정에 돌아가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미혼모들의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애란원은 '사랑을 심는 곳'이란 의미로 지난 73년 미혼모 보호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 4천 여명의 어린 엄마들에게 출산과 양육은 물론 재교육과 취업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같은 현실을 전해들은 재독동포 음악인들이 사회적 냉대와 생계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치르는 한국의 미혼모들을 돕기위해 오는 25일(토) 뜻깊은 자선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이름하여 “미혼모 돕기 자선음악회”는 아마도 독일교포사회에서는 처음 갖는 행사일 것 같다. 이번 음악회는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합창단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형권(테너)씨를 주축으로 독일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재독동포 음악인들과 유학생들이 스스로 뜻을 모아 준비하는 것인 만큼 순수한 취지도 취지려니와 연주자들의 음악적 수준과 열정이 자못 기대된다.
이번 자선음악회에서 답지된 성금은 “미혼모”를 돌보고 있는 한국여성복지시설 <애란원>에 보내질 것이라고 이형권씨는 밝혔다. 그는 또한 준비되지 않은 혼전 임신으로 위기에 처한 어린 “미혼모”들이 아기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하는 것은 물론 미혼모 자신도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고 인생의 주체가 되어 아기와 함께 새 인생을 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에 뜻있는 재독교포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장소: 프랑크푸르트 감리교회
(담임목사 한희철)
Kaiser-Sigmund-Str. 50, 60320 Frankfurt/M., 전화: 069-95638483
공연일시
2006년 11월 25일(토), 19:00시
입장료: 무료
문의처
06196-7771218, 0160-94468262
독일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및 남부지역
지사장 김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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