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수출,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재확인
지난해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수출도 5,125억 달러로 전년대비 5.5% 감소했다. 하지만, 명목 수출액 감소는 물량 감소보다는 물가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실제로 기준연도(2015년) 가격으로 측정한 실질 수출은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수출은 조립가공 제조업이 60%, 기초소재 제조업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지난해 석탄 및 석유제품(-40.2%), 자동차(-14.4%) 등 경기민감 품목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수요 부진 및 유가 하락 영향으로 철강 1차 제품, 합성수지 및 합성고무 등의 수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나면서 기초소재 제조업 수출은 전년대비 12.2% 감소했다.
대부분 산업의 수출이 감소한 반면 반도체 수출은 2020년 전년대비 5.5%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조립가공 제조업 수출은 2.6% 감소하는데 그쳤다.
무역협회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이 유발한 부가가치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지난해 경제성장률 ?0.9% 중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0.6%p로 나타났다. 수출이 플러스 성장에 기여하면서 내수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2020년 수출이 유발한 부가가치가 전체 경제 성장(GDP)에서 차지하는 비중(23.1%)과 수출액 대비 부가가치 유발액의 비중을 나타내는 부가가치율(63.3%)도 전년대비 개선된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가 20.6%로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출 호조로 기타 화학제품, 컴퓨터 및 주변기기, 의약품 등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석탄 및 석유제품, 자동차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및 공급 차질로 부가가치 유발액이 크게 감소했다.
수출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유발된 일자리 규모는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추세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수출의 취업유발인원은 344만 명, 취업 기여율은 12.8%로 2019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이 창출한 일자리 규모가 감소하는 것은 주로 취업유발효과가 낮은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2020년 생산자가격 기준 전체 수출의 19.4% 차지)으로 수출 백만 달러당 취업유발인원이 2020년 2.47명으로 제조업 평균치인 6.17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품목별 취업유발인원은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특수 목적용 기계 등에서 감소한 반면 수출 호조를 보인 의약품, 화학제품, 반도체, 컴퓨터, 식료품 등의 일자리는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유로저널 조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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