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청년의꿈 플랫폼‘청문홍답’,'최대 정치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이 2030세대를 포함한 민심에서는 유석열 후보보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당심에서 밀려 최종 후보에서 탈락하면서 당이나 윤 후보와는 거리를 두고 청년의꿈 플랫폼‘청문홍답’에만 올인하고 있다.
‘청문홍답’이란 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의 뜻으로 홈페이지 개설 일주일 만에 1천만 페이지 뷰를 돌파했고, 몰려든 접속자들로 서버가 폭주하기도 했다.
또한, 하루 최대 1 천건의 질문에 대한 답을 혼 의원이 직접 답하기도 한 '가장 핫한 정치장'이 되고 있다.
21일 홍 의원 측에 따르면 '청년의 꿈' 누적 방문자 수는 11만을 넘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5만 개에 육박한다. 1분당 게시글이 생성되는 횟수도 많게는 10개가 넘는다. 출범 일주일 만에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수준에 이른 셈이다.
홍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청년의꿈 1000만 페이지뷰' 돌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서로 만나 위안이 되도록 해야겠다"며 향후 청년과 현장에서 직접 소통할 기회를 가지겠다고 예고했다.
본 기자가 방문했던 22일 오전 10시 기준‘청문홍답’ 게시판에는 6045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홍 의원은 이 중 568개 글에 ‘준표형’이라는 닉네임으로 직접 답글을 달았다. 답변 기준을 묻는 회원의 글에 홍 의원은 “내 마음대로”라고 적었다.
홍 의원은 “지금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라며 지지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한편 “칼럼도 쓰고 답변도 하겠다”며 계속해서 청년의꿈을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청년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홍의원이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공간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홍의원(54년생)도 '내 나이가 어때서 ?'라고 밝혀 다음 대선 출마에 대한 야심을 확실하게 나타냈다.
그는 당내 경선 낙마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했으나 청년의꿈에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자주 내비치며 계속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칼럼코너에 “막장 드라마 대선이 곧 온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선진국 시대 이런 양아치 대선이 되었는지 여의도 정치 26년을 보낸 제가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홍준표 의원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고 백의종군하는 걸 비난해서도 안 되고 선대위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도 부당한 횡포”라고 적었다.
홍 의원은 11월 20일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청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하는‘청문홍답’ 코너에서 윤석열 후보의 전화를 받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받아본들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국민의 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 합류할 뜻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는 홍 의원의 선대위 참여를 원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홍준표 의원이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가 홍 의원 자택까지 찾아갔지만 설득하지 못했던 다음 날인 18일 청년의꿈에 “조강지처 버리고 새살림 차렸는데 조강지처가 그 집에 들어가야 할까요? 아니면 본댁을 지키고 있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청년의꿈 플랫폼 '청문홍답'에서 화제가 될만 한 것들을 몇 가지만 정리해본다.
1, 청년 2명의 각각 질문:
이번 경선의 실패 원인은 뭐라고 보느냐 ?
한국 정치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 ?
홍의원:
“구태 패거리 정치”이다.
이는 민심(일반 여론조사)에서 이겼지만 당심(당원투표)에서 진 당내 경선 결과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2,청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생으로 추정되는 회원이 “재수해야 할 것 같은데 심란하다. (사법시험) 5수 할 때 심정이 어떠셨느냐?
홍의원:
“9수한 것보다 낫다”며 동문서답형 답변을 했다.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윤 후보를 난데없이 끌어와 저격한 셈이다.
3, 청년:
이번 대선 누구를 찍어야 합니까’
홍의원:
착한 사람 찾아보세요.
4, 청년: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갈지 의문’이다라는 말에.
홍의원: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남겼다.
5,청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김종인ㆍ김한길ㆍ김병준 '新3김(金) 체제'의
영입효과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홍의원:
잘 몰라서 하는 일이다.
이에 앞서 홍 의원은 3김이 선대위에 합류한 것에 대해서도 "잡탕밥"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지난 경선 패배 이후 선대위 영입제안에도 외각에서 윤 후보를 공격하면서 해당 게시판에 "이번 대선은 양아치 대선"이라고 윤 후보를 저격해왔다.
6,청년:
한 청년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명박·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정치판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치 선배·동료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홍의원:
경선 낙선하던 날 제 아내 첫 마디, ‘이제 감옥 안 가도 되겠네요’라면서 위로했다.
홍 의원이 대선 경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됐다면 정치보복 등으로 점철된 한국 정치판 생리상 결국 감옥에 가는 걸로 귀결됐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홍 의원은 내년 대선에 대해 지난 8일 “(이재명·윤석열 후보) 두 분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에 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 될 것”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고발사주’ 의혹이 제기된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홍 의원의 구상은 청년 300만 명을 응집하는 일종의 정치세력화"라며 "선대위에 합류하면 천군만마가 되겠지만, 독자노선을 걷는다면 윤 후보나 당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대선후보 경선에서 야권에서 불었던 ‘홍준표 현상’으로 각종 신규 단어가 만들어 졌는 데 그 가운데 유명한 것이 ‘무야홍’ ‘무대홍’ 같은 구호다.
무야홍은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의 줄임말이고, 여기서 파생된 말이 ‘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의 줄임말인 무대홍이다.
‘무야홍’이라는 단어는 2021년 상반기에 유행한 ‘무야호’라는 밈(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한 장면)이 변주된 결과다.
실제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에서 세대·지역·성별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유독 2030 남성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왔다.
홍 의원이 정치를 시작한 1996년 이후 태어난 세대 중 꽤 많은 이가‘무야홍’을 적극 설파한 셈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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