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과 영향력은 이미 쪼그라들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GDP(국내총생산·13조8112억달러)는 2위 일본(4조3767억달러)의 3배이고, 급부상하는 중국(3조2800억달러)의 4배 규모다. 유로존(유럽연합 27개국 중 유로화를 사용하는 15개국)과 맞먹는다.
하지만 미국경제의 비중은 차츰 줄어왔다. 2000년 미국의 GDP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6%에 달했지만, 중국·러시아 등 신흥 경제들이 붐을 이루면서 2007년엔 25.4%로 줄었다. 전 세계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의 12.3%에서 2007년엔 8.4%로, 수입액 비중도 19.2%에서 14.3%로 줄었다.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GDP(국내총생산)의 3%인 4380억달러나 된다. 이번 금융위기에 천문학적인 구제 금융을 퍼부을 경우 내년도 재정적자는 1조달러를 넘어 GDP의 6~7%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빅3'(GM·포드·크라이슬러)의 파산 위기에서 보듯,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이번 금융 위기로 세계 경제 구도가 급격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경제 패권을 쥔 미국의 상대적 지위는 상당 부분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