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충북 청주의 원룸에서 20대 김인철(가명)씨가 홀로 삶을 마감했다. 김씨는 직장내 따돌림을 당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방에서만 지냈다. 박스째로 햇반과 라면을 쌓아두고 끼니를 때우며 술을 마셨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방에는 생활 쓰레기와 카드론 대출 4900만원 의 만기를 알리는 우편물이 쌓였다.
김씨는 친인척도 없었고 왕래하는 지인도 없었다. 그의 마지막 가족이었던 어머니는 2000년대 초반에 먼저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세 번의 시도 끝에 스스로 삶을 등졌고 숨진지 13일 만에 집주인에게 발견됐다. 모든 문을 닫고 보일러를 켜둔 탓에 방은 곰팡이와 부패액으로 덮여있었다.
(중략)
코로나19 사태 이후 청년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취업난을 겪으니 학자금 대출을 갚는 시기는 멀어졌고 미래를 준비하며 주변과 교류는 끊어지니 우울감을 느끼는 이들은 많아졌다. 청년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방에서 끌어내 교류하게 만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0대 1인 가구의 수는 2015년 184만여명에서 2020년 238만242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문제는 심리적 고통을 겪는 청년들도 함께 늘었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2020년 기분장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20~30대 인원은 14만 5998명으로 전체 진료인원의 30.1%를 차지했다.
그 배경에는 청년들을 심리적·경제적으로 어렵게 하는 취업난이 있다. 취업난이 심화되며 학자금 대출의 상환 개시도 점차 늦춰졌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졸업 이후 3년이 지나서야 학자금대출 상환을 시작한 비율은 2016년 20%에서 해마다 증가해 2020년에는 36%로 집계됐다.
돈을 버는 시기가 늦춰지자 청년층의 대출액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대출잔액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빠르게 늘어나 지난해 6월 기준으로 91조 789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20대 대출자 가운데 여러 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율도 12.4%를 돌파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과거 청년층은 생산 활동에 참여해 고독사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취업난을 겪으며 주변과 연락을 끊는 청년들이 생기자 고독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층에겐 고령층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밖으로 나와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http://news.v.daum.net/v/20220315120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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