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힘의 외교''가 갈등 고조
미국이 대화대신 무력을 앞세워 국제 경찰 역할을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힘의 외교’를 앞세워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 강화에 나선 러시아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유럽 내 미사일 방어(MD) 체제 구축과 관련 미국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옛소련의 영향권 아래에 있던 국가들과도 사사건건 갈등을 겪고 있다고 17일자 영국 일간 가디언을 인용해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이번에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구 140만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와 지난 3주간 에스토니아의 대통령궁과 의회, 정부 부처, 언론사, 은행과 기업을 겨냥해 무차별 사이버테러를 감행한 의혹을 사고 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이번 공격에 가담한 범인의 아이디를 추적한 결과 러시아 연방보안부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이버 테러에는 악명 높은 해킹수법인 데이터를 대량 전송, 서버를 마비시키는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 수법이 동원됐다. 무방비 상태에서 무차별 해킹 공격을 받은 에스토니아의 주요 사이트는 모두 마비됐다.
에스토니아는 나토와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다. 나토는 사이버 테러를 군사공격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지만 나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나토는 사건 발생 즉시 사이버테러 전문 요원을 에스토니아에 급파했다.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앞둔 EU도 가시방석이다. 러시아는 EU 회원국인 폴란드와 육류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싼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EU로서는 회원국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러시아가 못마땅하지만 전략적인 유대관계를 맺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니아 벨로루시 그루지야 등 옛 소련의 영향권 아래에 있던 국가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천연가스값을 인상해 대규모 가스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