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K-1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16 서울대회’가 '세계 최고 파이터들의 화끈한 경기'를 보여 주겠다던 요란한 선전과 달리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끝났다.
이번 대회에서 K-1 룰에 익숙해진 노장들의 게임은 잔꾀만 늘어나면서 메인이벤트 8경기 중 첫 경기로 치러진 루슬란 카라에프(러시아)와 하리드 디 파우스트(독일)의 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7경기는 모두 판정으로 끝나는 재미없는 경기를 펼쳤다.
특히,가장 많은 관심을 끌면서 정면승부로 화끈한 경기를 펼치겠다던 최홍만(27)과 경기 전 최홍만에게 독설을 퍼부으며 살기마저 느끼게 했던 바다 하리(모로코)의 경기는 최홍만이 펀치 한번 제대로 날리지 않으며 공격을 피하기 바빴고 결국 3라운드 경기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으로 이어지자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늘어놓으면 기권하고 말아 팬들의 실망이 최고조에 달았다.
그러나 지난 6월 머릿속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던 최홍만은 "스파링 훈련이 부족해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오늘보다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홍만은 수술 후 재활치료에 전념했고 격투기 훈련은 이달에야 시작했다. 170㎏에 육박했던 체중이 149㎏까지 빠져 연장전을 뛸 힘이 모자랐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최홍만은 뇌수술 후유증 우려를 일단 떨쳐냈고, 2라운드에서 하리의 턱에 왼손 훅을 적중시켜 다운을 빼앗은 것으로 만족하는 듯 했다. 또 FEG가 최홍만에게 12월 4일 일본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다음을 기약할 필요가 있었다.
유로저널 스포츠부
사진:야후,격투기